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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Mar 28. 2022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이즈 잇 케이크>



이번 주 추천작은, 너무나도 미국적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이즈 잇 케이크>. 재작년인가 작년인가부터 밈으로 확산되던 'Everything is cake' 열풍이 불었고, 이 밈은 여전히 많은 사람을 통해 사용되고 있는데, 이걸 이용해 대놓고 버라이어티 쇼를 만들어낸 넷플릭스. 여러 가지 물건들 사이에서 '진짜 케이크'를 짧은 시간 내에 판단하는 일이 골자로, 심사위원을 속인 제빵사는 막대한 상금을 받게 되는 구조의 프로그램이다. 1개 시즌, 총 8개의 에피소드로 제작되었다. 쇼의 진행자는 마이키 데이.


햄버거, 감자튀김 등의 음식에서 시작해, 신발, 모자, 핸드백, 돈다발, 기둥(!) 등 기상천외한 모습으로 탈바꿈되는 케이크들을 만드는 과정을 바라보고, 이 버라이어티에 참가한 제빵사 한 명 한 명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모두가 경악하는 와중에 '그게 진짜 케이크라고?'를 외치는, 다소 단순한 버라이어티다. 일부러 사건들을 편입시켜 감정적인 곡선을 만들어 내는 예의 음식 대결 버라이어티들과는 달리 제작하고 놀라고 제작한 걸 함께 나누며 또 놀라는, 말하자면 '순한 맛'의 예능이다. <이츠 잇 케이크>의 심사위원들처럼, 고심하고 놀라고 신기해하며, 가볍게 즐길 수 있다.


평소 케이크를 먹는 걸 좋아하고,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 특히 케이크를 진짜 물건들처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다양한 재료와 색소가 등장하는데, 베이킹에 호기심이 있고 요즘 정말 예쁘게 잘 나오는 레터링 케이크나 특수 케이크들에 궁금한 점이 많았던 나 같은 사람들은 정말 흥미롭게 볼 수 있겠다. 제빵사들 각자의 경력만큼이나 다양한 마스터피스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지는 케이크의 핵심은 겉보기로도 충분한 눈속임을 해야 하지만 그 맛도 뛰어나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단지 '모양'에 충실해 먹지 못할 음식을 만들어내는 일과 달리, 한 명 한 명 자신의 케이크에 최대한 공을 들여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최선을 다하는 지점들은 여러모로 즐거웠다. 각자의 케이크에 자부심이 있고, 한 번 떨어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재차 기회를 주는 모습을 보며 어느 정도 대리만족도 가능하게 하는 셈. 이런 것들이 8화까지 차곡차곡 쌓이다 보니, 프로그램의 결말을 보여줘 최종 승자를 발표하는 여덟 번째 마지막 에피소드보다 앞의 7화까지의 과정들이 더 재미있다.


단점이라면, 앞서도 말했듯 '너무도 미국적인' 버라이어티라는 점. 한 라운드 당 재료를 아낌없이 투자해서 최고의 '진짜 같은'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들 전부가 '낭비'라는 비판이 드는 건 당연지사다. 물론 매 회차마다 만들어진 케이크를 최대한의 방식으로(제작진이든 출연진이든) 나누었겠지만, 기본적으로 하지 않아도 될 음식 낭비를 부러 한다는 점에서는, 아무래도 좀 흐린 눈이 될 수밖에.

이러니저러니 해도 누군가의 '마스터피스'를 본다는 건 역시 즐겁다. 또 이만큼 개성 있는 출연자, 편견 없는 출연자들을 한데 모아두고 경연을 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일 테니 말이다. 이것 역시 '넷플릭스'이니 가능하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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