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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May 09. 2022

이번 주 디즈니플러스 추천작 - <문나이트>



이번 주는 오랜만에 꼽아보는 디즈니플러스 추천작. 그간 디즈니플러스에 추천할 만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별로 없었는데, 얼마 전 종영된 <문나이트>는 마블 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 짚고 넘어가면 좋을 지점들이 담겨있다 생각해서 가지고 와 봤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디즈니플러스의 일환으로 <호크아이> 다음에 공개된 작품이며(다음 차례로 공개될 작품은 <미즈 마블>) 6부작의 다소 짧은 시리즈. 애초부터 '문나이트'역에 오스카 아이작이 캐스팅되고, 이 드라마의 빌런으로 에단 호크가 지명되어 화제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집트를 배경으로 하고 이집트의 고대 신들을 주요 소재로 한다는 점, 그리고 오스카 아이작이 연기하는 '문나이트'의 이름을 가진 스티븐/마크가 해리성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 정주행하게 되었다. 사실 8할은 오스카 아이작 때문이지만.


이집트관 기프트숍에서 근무하는 스티븐 그랜트는 자신이 행한 적 없는 다양한 기억을 떠올리는 동시에 몽유병을 앓고 있다. 이에 자신이 해리성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되는데, 동시에 '마크 스펙터'라는 인물과 한 몸을 공유하게 되고 여기에 '달의 신' 콘슈가 합류하며 여러 사건과 사고들이 얽히고설킨다.


마블의 열성 팬이라고 해도, <문나이트>와 마블의 연계성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미루어 보아 <문나이트>는 마블유니버스 내에서가 아닌 독보적 존재로 이해하고 평가하는 게 옳을 것이다. 중간중간 <블랙 펜서>와의 연계점이 드러나긴 하지만,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 그 외에 다른 마블히어로들과는 거의 연계점이 없다. 다만, 시즌 2를 예고하며 끝난 만큼 앞으로 계속해서 기존 MCU 세계관과의 접점을 만들어낼 것이 예상된다는 후문.


기존에 <문나이트>를 광고하던 대로, 마블 세계관에서는 다중 인격을 소유하고 명백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히어로로 굉장히 불안정하다. 그로 인해 설정되는 성격의 타래를 오스카 아이작이 너무도 잘 연기하고 표현해주고 있어 만족스러웠다. 에단 호크의 빌런 역도 그 자체로 악의 화신인 듯 완벽하지만, 이렇게 주인공 한 명이 드라마 전반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히어로물은 흔치 않은데, 그걸 오스카 아이작이 해냈다고 해야 할까. 이전 <엑스맨:아포칼립스>에서 보여주었던 아포칼립스라는 빌런의 모습과 어느 정도 중첩되는데, 거대 히어로/안티 히어로 무비의 얼굴로 완벽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는 점을 <문나이트>를 통해 다시금 다지게 되었다. 특히 극 중 초반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스티븐 그랜트와 후반의 주인공인 마크 스펙터는 거울, 빛나는 물체 등을 통해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고 대화하는데, 이 장면들에서 완전히 다른 인격인 양 표정과 발음(영/미식 영어 차이점), 행동 등의 묘사가 분리되는 지점이 <문나이트>의 포인트다. 실제로 오스카 아이작도 캐릭터의 해석보다 이 분리된 연기에 각각 성격을 부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후문.


개인적으로는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히어로라는 설정과 더불어 '이집트'라는 아랍권의 공간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 더불어 어린 시절부터 워낙 좋아했던 이집트의 고대 신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자 큰 흥미점으로 작용했다. <문나이트> 메이킹을 통해 모하메드 디아브 감독이 밝힌 바 있는데, 영화에서 완벽히 '이집트'를 구현하는 모든 것은 사실 CG와 세트촬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실제 이집트에서 사는 사람도 친밀감을 느끼게끔 실제로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한 번이라도 이집트를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꽤 매료될 수밖에 없는 지점들이 있는데, 이와 더불어 이집트 출신 작곡가 헤샴 나지흐가 담당한 <문나이트>의 주제곡은, '문나이트'라는 캐릭터와 '문나이트'가 탄생한 지역의 모든 배경과 너무도 적절히 맞물려 하루 종일 들어도 질리지 않을 수준. 분명 이 문명권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딱히 마블이나 히어로에 관심이 없어도 만족할 듯.

매 편이 매우 짧고(40분 남짓) 여섯 개의 에피소드가 시즌 1의 전부라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다만 시즌 1의 마지막 에피소드와 그 에피소드의 쿠키를 통해 시즌2에서 더 다양한 인격이 등장하며 빌런이나 히어로나 어찌 되었든 가시밭길이 오픈(...)되었음을 감지해 주는 부분이 있었으므로, <문나이트>는 시즌 1 자체로 평가되기보단 향후 시즌 2, 시즌 3(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등에 이르러 전반적으로 재평가해야 할 드라마라 생각된다. 사실 이리 구르든 저리 구르든 오스카 아이작이 계속해서 '문나이트와 친구들'을 연기한다면, 드라마적으로 실패할 확률은 거의 없는 셈.


아래는 <문나이트> 공식 포스터로 공개된 것 중, 가장 좋아하는 포스터. 역시 오스카 아이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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