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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May 16. 2022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안나라수마나라>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5월 초에 공개되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 2010년부터 1년 정도 연재되었던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한국 드라마로, 총 6부작의 비교적 짧은 시리즈다. 지금까지 제작된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중 처음으로 '뮤지컬' 소재의 드라마라 화제가 되기도 했고 국내 정서와 맞을지 그 흥행 여부에 주목 받기도 한 작품. 공개 주의 흥행만 따지면 나쁘지 않은 성적인데다가 의외로 뮤지컬 소재의 드라마와 영화 수요가 많은 인도와 태국, 홍콩 등지에서 인기가 많다. 지창욱과 최성은, 황인엽이 주연을 맡았으며 <이태원 클라쓰>, <구르미 그린 달빛>을 연출한 김성윤 피디, <구르미 그린 달빛>의 각본을 맡은 김민정 작가가 주 제작진으로 참여했다.


어린 나이에 온갖 고초를 다 겪으며 간신히 살아가는 윤아이(최성은)가 동네의 폐쇄된 놀이공원에서 마술사 '리을(지창욱)'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판타지 장르, 뮤지컬 장르를 소재로 하는 만큼 여러 상황들에 맞는 적절한 노래와 안무 등이 등장한다. 대부분 무채색에 중간중간 색이 입혀진 모노톤의 하일권 작가의 원작과는 달리, 뮤지컬 장면이나 주 사건이 벌어지는 공간인 '놀이공원'에서의 장면들은 쨍하고 환한 색감으로 연출되었다.


극중 반복되는 리을의 대사인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라는 물음에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마술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고 신비롭게 보여주는 설정들과, 이와 꼭 맞붙어 유려하게 흐르듯 연출되는 뮤지컬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원작을 본 사람들에게는 특유의 잔잔한 분위기를 지우고 화려하고 환상적인 지점들을 상상하고 경험하게 하는 장면들이 있어 좋았고, 앞서 말했듯 고품질의 영상/연출 속에 환하고 쨍한 색감이 주가 된 정말 말 그대로 '판타지'에 잘 부합하는 장면들의 연속을 보여주어 즐거웠다. 윤아이와 리을, 그리고 후반부에 성향이 다소 바뀌는 나일등(황인엽) 각각의 캐릭터들을 제외한 나머지 악당, 혹은 악역들의 캐릭터성이 너무 전형적이라 아쉽지만, 주연 캐릭터에 대한 각 배우들의 해석과 이를 아우르는 연출이 모든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주연 '윤아이'를 연기한 최성은 배우의 하드 캐리가 돋보이는 지점들이 많았다.


사실 <안나라수마나라>의 중심 이야기 자체는 낡은 소재이기도 하고, '마술'이나 '판타지', '마법' 같은 단어로 주인공이 처한 상황의 고충을 포장하려는 노력과 연출 또한 제법 올드한 게 사실이나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든 일반 케이블의 드라마든 청소년/학원물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대체로 고수위의 폭력성을 보여주고 있는 양상과 <안나라수마나라>는 오히려 대비되어, 정말 동화같은 판타지, 만화같은 판타지 자체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그런 투명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드라마틱하지 않은 결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놓인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소년들의 성장기를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는 흡입력과 뒷심이 좋았던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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