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섹스 앤 더 시티>와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제작자 대런 스타와 <모던 패밀리>의 제작자였던 제프리 리치먼이 공동제작하고,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앤드류 플레밍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언커플드>. 뉴욕의 게이들이 주역인 게이 드라마로, 대런 스타와 제프리 리치먼의 이름만 들어도 어떤 드라마인지 기대되는 지점이 있는데, 정확히 그(!) 장점을 잘 살려낸 드라마다. 주연으로 닐 패트릭 해리스와 브룩스 아쉬만스카스, 티샤 캠벨이 출연했다. 주조연 배우들이 대부분 각자 파트너가 있는 커밍아웃한 게이라는 점에서 적당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드라마.
뉴욕의 부동산 중개인 '마이클'은 17년 동안 동거하며 사귀어 온 애인 '콜린'으로부터 어느 날 갑자기 이별 통보를 받는다. 아주 오랜 시간 사귀어온 만큼 각자의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얽히지 않은 관계가 없는 두 사람. 오래 준비해온 콜린의 50세 생일 파티에 이별을 통보받은 마이클은, 상실감과 분노, 질투, 슬픔 등의 감정을 단 시간 내에 수없이 겪으며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상담한다. <언커플드>는 말하자면 마이클-콜린 커플의 '이별기'를 다루는 셈.
회당 30분 남짓의 드라마로, 비교하자면 <섹스 앤 더 시티>의 게이 버전이다. 전 회차가 청소년 관람불가로 이루어져 있으며, <섹스 앤 더 시티>의 라이트한 버전, 게이 버전이라는 평가답게 수위가 제법 있는 장면들도 종종 등장한다. 다만 이건 일부에 불과하고, 전반적으로 보면 그냥 중년들의 로맨틱 코미디라고 볼만 하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항상 '게이다'를 펼치고 있는 싱글 혹은 오픈리 게이들의 화려한 생태와, 항상 수트가 잘 어울렸던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의 몸에 꼭 맞는 듯한(너무 당연한!) 연기가 드라마를 풍성하고 유머러스하게 만드는 데 한몫한다. 특히 <섹스 앤 더 시티>를 즐겨 봤다면 떠올릴 만한 에피소드도 제법 있어서, 가볍고 통통 튀는 로맨틱 코미디를 즐기고자 한다면 아주 적합한 시리즈가 될 듯.
"아무 생각 없이 틀었다가 눈 깜짝할 새에 시즌이 끝나있었다" 부류에 속할 수 있는 드라마. 작품성이 높거나 시사하는 점이 많거나 하는 드라마는 아니지만(그도 그럴 것이 이건 로맨틱 코미디이므로), 뉴욕 대도시의 방탕한 삶을 엿보며 그 속에 너무나도 자연스레 붙어 있는 닐 패트릭 해리스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냥 국수 넘기듯 후루룩 보기 좋은 로맨틱 코미디는 오랜만인 듯.
다만 시즌 1 마지막 회차를 이렇게 끝내면 어떻게 해!....한숨. 어서 조속히 시즌 2가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