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지난 주에 공개된 따끈한 신작 시리즈 <웬즈데이>. 찰스 아담스의 유명한 만화 '아담스 패밀리'를 원작으로 하며 이중 아담스가의 장녀인 '웬즈데이'를 모토로 하는 드라마로, 사실상 <웬즈데이>의 원안은 1964년에서 1966년까지 방영된 동명의 시트콤이라고 할 수 있다(이 시트콤은 MGM 유튜브 계정에서도 몇 개 시청할 수 있다). 알프레드 고프와 마일즈 밀러가 제작했으며, 2020년 <웬즈데이> 제작 기사를 통해 팀 버튼이 네 개 에피소드의 연출을 맡을 것으로 알려져 일찌감치 화제가 된 드라마다. '아담스 패밀리'를 원안으로 한 작품을 여러 번 맡을 뻔했지만 계속 고사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기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을 듯. 1화부터 4화까지는 팀 버튼이 연출해 사실상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와 서사의 디테일을 만들었으며, 5화와 6화를 간자 몬테이로 감독이, 7화와 8화를 제임스 마샬 감독이 담당해 연출했다. '웬즈데이' 역할로 제나 오르테가가 주연을 맡았고, 그웬돌린 크리스티, 캐서린 제타존스, 루이스 구스만 등 걸출한 배우들이 조역을 맡았다.
‘수요일에 태어나 우울한' 수요일의 아이, 퇴학을 거듭하는 고등학생 '웬즈데이'가 그녀의 부모가 다녔던 '네버모어 아카데미'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주로 한다. '별종'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위한 독특한 학교인 네버모어에 웬즈데이가 입학하는 동시에 이상한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웬즈데이는 부모에게 반기를 들어 학교를 탈출하려던 와중에 이 기이한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팀 버튼이 전 화를 연출한 건 아니지만, 시리즈의 중요한 전반부 네 개의 화를 도맡았고 세계관의 디테일한 부분부분을 팀 버튼 쪽에서 처음 엮어 냈으니, '팀 버튼'이라는 수식을 빼고 볼 수는 없는 시리즈다. 이를테면 '다크 판타지' 버전의 해리 포터라고 해야 할까. 팀 버튼식의 하이틴 추리물+판타지로, 아마도 팀 버튼의 공포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압도적으로 만족할 만한 장면과 연출이 곳곳에 즐비해있다.아담스 일가는 심령 현상, 귀신, 호러 등과 같이 음습하고 어두운 기운을 즐기는 가족인데, 이 가족의 결정체인 '웬즈데이'가 온갖 총천연이 난무한 네버모어 아카데미에 들어가서 다양한 사람(과 종족)들과 어울리며 어느 정도 화합을 만들어내는 서사가 아주 흥미롭다. 시리즈의 모든 화가 앞에 세워놓은 커다란 세계관과 연출을 무너짐 없이 고수하고 있고, 몽환적이고 기이하며 동화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그러면서도 '다크 판타지' 장르의 특유를 잃지 않고 직진하는 장면들의 연속이라 <크리스마스 악몽> <유령신부> <슬리피 할로우> 등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웬즈데이>도 확실히 취향의 드라마가 될 것이다.
<웬즈데이>를 말하면서 주인공 '웬즈데이'를 맡은 제나 오르테가의 연기를 말하지 않고 지나갈 수 없는데, 자신만의 세계관이 탄탄한 포커페이스의 소녀 웬즈데이 역할을 제나 오르테가가 완벽하게 소화했기에 지금의 <웬즈데이>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원작과 시트콤 '아담스 패밀리'에서의 웬즈데이는 <웬즈데이>에서처럼 뚜렷한 캐릭터를 가진 적이 없었는데, 원작과 고전의 캐릭터를 그대로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웬즈데이만의 세계관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제나 오르테가가 모쪼록 이 시리즈를 계속 맡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원작이 에드가 앨런 포의 오마주로 가득하기에, <웬즈데이>에서도 곳곳에서 이를 찾아볼 수 있다. 고딕호러와 고전호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곳곳에서 등장하는 크리쳐와 단어들이 무척 흥미로울 것. 전반적으로 루즈함이 없으며, 사건 전개가 명확한 동시에 탄탄하고, 시즌 마지막에 이르러 완벽하게 마무리짓고 맺음하는 터라 시즌 2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