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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Jan 23. 2023

이번 주 애플TV+ 추천작 - <제이컵을 위하여>


애플TV+를 다시 잠깐 구독하면서 오랜 기간 숙제처럼 안고 있던 작품을 새해 첫달을 기념해서 <제이컵을 위하여>를 쭉 정주행했다. 애플TV+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크리스 에반스가 제작과 동시에 주연에 참여하기도 했고, <그것> 시리즈의 주인공인 제이든 마텔이 주인공 '제이컵' 역을 맡는 등 기획 단계부터 여러 모로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다. 윌리엄 랜데이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작년 초에 애플TV+를 잠시 구독할 때 추천받았던 작품이었고, 애플TV+를 본다면 반드시 필관해야 하는 목록 중에 들어가있기도 했다. 아들 '제이컵'이 같은 반 친구 벤을 살해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고, 아들을 변호하기 위해 제이컵의 가족 모두 지난한 싸움을 이어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설 원작 기반의 드라마가 대체로 그렇듯 각본이 매우 탄탄한 편이다. 영문 원제가 'For Jacob'이 아니라 'Defending Jacob'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는데, 8화 마지막까지 쭉 이어보면서 왜 'Defending'이 되는가에 대한 의문이 풀린다.


언제나 그렇듯 사건이 뒤집히고 인물간의 신뢰가 산산조각 나는 마지막 화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사건의 후반부이자 실마리가 거의 풀렸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다시 새로운 의문과 새로운 의구심이 눈을 드는데, 이 의문이 한 가족을 완전히 박살내는 지점들이 굉장히 건조하고 눈치를 챌 수 없을 만큼 미묘하게 진행되어 인상적이었다. 이런 분위기에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한몫했다고 생각하는데, 크리스 에반스와 제이든 마텔은 말할 것도 없고 미셸 도커리, JK 시몬스 등 굵직한 배우들이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서 극에 아주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스릴러물 장르의 드라마고 범죄 사건의 용의자를 추적하고 솎아내는 이야기가 골자지만 이질적인 해프닝이나 사건이 복합적으로 발발하지 않아 다소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반적으로 인간에 대한 불신과 믿음이 교차하는 대화와 표정, 행동들이 주를 이루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제이콥을 위하여>에 등장하는 모든 주조연들이 이를 능숙하게 연기하므로 홀리듯 바라보다가 말미에 이르러 머리를 땡 하고 때리는 말과 행동으로 마무리되어 깔끔한 결말로 맺음한다. 원작을 보지 않아 결말 혹은 주 캐릭터들의 비교는 하지 못하겠으나, 원작을 읽어본 지인에 따르면 다수의 등장인물의 성별이 바뀌었고 그로 인해 파급력이 늘어난 캐릭터들이 있다고 설명하는 것으로 보아 원작의 명성을 딛고 비교적 안정된 각색을 자랑하는 듯도. 애플TV+를 구독하게 되거나 혹은 3개월 무료 혜택을 받는다면 <테헤란>과 더불어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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