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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Feb 13. 2023

이번 주 디즈니+ 추천작 - <간니발>



이번 주 추천작은 디즈니+의 새로운 시리즈인 <간니발>. <벼랑 끝의 남매>와 <실종>을 연출한 가타야마 신조(봉준호 감독의 조연출로 참여한 적이 있다)와 카오이 하야토가 연출을 맡고, <드라이브 마이 카>의 각본을 썼던 오에 타카마사가 극본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도 모른다>로 데뷔하고 <아오이 호노오>로 높은 평가를 받은 야기라 유야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시리즈다. 니노미야 마사아키의 동명 만화를 소재로 했으며(원작 '간니발'은 레진코믹스와 리디북스를 통해 볼 수 있다), 국내에는 2023년 2월 8일부터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실어증에 빠진 딸 마시로를 위해 경치 좋은 쿠게 마을로 이주하는 경찰관 다이고(야기라 유야)가 쿠게 마을의 기이한 일과 맞물리며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한다. 서로 허울이 없고 모두에게 친절한 쿠게 마을은 마을의 지주인 고토 가문을 중심으로 무언가를 숨기고 있고, 이 비밀에 대해 다이고의 본능적 촉이 발동한다.


제목 '간니발'은 카니발리즘(식인>과 노령 인구만으로 이루어져 한계가 도래하는 '겐카이슈라쿠'의 합성어라고 한다. 전반적으로 스릴러 장르의 드라마지만 때때로 호러의 성격이 강해 단숨에 달린 드라마다. 개인적으로 일본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일드에서 흔히 보이는 다소 작위적인 톤을 차치하고서라도 충분히 흥미로웠던 시리즈. 특히 1화부터 대놓고 '이 마을은 전부 위험하고, 앞으로는 지옥도가 펼쳐질 것이다'고 경고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부터 시작해 7화까지 쭉 거침 없이 내달리는 연출과 서사의 흐름이 몹시 좋다. 특히 외곽 지역 마을을 통으로 무대 위에 올려 스케일이 크기도 하고, 그 사이에서 누비는 주조연들의 연기가 전부 빈틈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장르의 호불호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만족할 것 같다.


<간니발>은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는데, 때문에 폭력씬의 묘사 사위가 높지 않다. 그렇다고 두루두루 즐겁게(!) 볼 수 있는 건 아닌 이유가 이런 폭력씬, 고어씬, 기타 등등 살인 혹은 식인과 연관된 씬들이 등장할 때마다 굉장히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 폐쇄적인 마을에 수상한 당주, 그리고 거기에 속박된 사람들이라는 설정이 충분히 매력적인데, 여기에 어둡고 음습하며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에 대한 묘사를 함께 갈아 넣어 꽤 유려한 스릴러/호러 장르의 드라마가 되었다. 폭력과 관련되어 트리거 눌릴 만한 장면이 다수 있어 보는데 주의가 좀 필요한 작품이기도 하다.


여담을 좀 붙이자면, 야기라 유야가 <아무도 모른다>로부터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때 그 얼굴이 선명히 남아있어 자꾸 과거의 유야를 생각하게 된다. 칸영화제 최연소 남우주연상의 타이틀이 아직까지 깨지지 않았는데, 어쨌든 본인에게 이 스포트라이트가 대단히 무거운 것이라고 토로했지만 <간니발>의 연기를 보면 어릴 때부터 타고난 듯한 연기력은 지금까지 이어지는 듯. 워낙 다채로운 역할을 소화해내기에 일본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배우라고 하는데, <간니발>을 보면서 매 화마다 '야... 역시 이 배우....'하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세히 말하지 못하지만, '경찰'이라는 정의를 앞세운 직업과 다이고 역할이 가진 폭력적인 성격이 충돌하는 장면들의 연출과 연기가 정말 좋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즌 1의 마지막에 다다라 '이대로 끝낸다고?'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마무리. 자연스레 시즌 2가 생각나게 만드는데 현재 시즌 2는 아직 기약이 없으며 <간니발> 시즌 1의 흥행을 보고 나서 제작을 확정 짓는다고 한다. 한국도 흥행 면에서는 <카지노>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디즈니+에 뛰어들게 되었는데 모쪼록 좋은 선례가 되어 <간니발> 시즌 2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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