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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Apr 24. 2023

이번 주 웨이브 추천작 - <오월의 청춘>


가볍게 볼 한국 드라마를 찾다가 고르게 된 <오월의 청춘>. 2021년 5월부터 6월까지 KBS드라마로 공개되었다는데 당시에는 전혀 모르고 있다가 최근 웨이브에 올라와 있는 걸 보고 찾아보게 되었다. 제목도 그렇고 주제도 그렇고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초반부터 후반까지 일관적인 연출이 좋았고 특히 근래에 '5.18'을 주제로 제작된 다른 드라마들과 다르게 집중도 높고 사건 자체에 대한 곡해가 없어 몰입해 정주행했다. 송민엽, 이대경 연출에 이강 작가의 극본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도현, 고민시, 이상이 등이 주연을 맡았다. 김해원 작가의 '오월의 달리기'가 원작이긴 하지만, 원작에서 차용된 건 극히 일부분. 한국에서는 웨이브 독점공개로 제공 중이다.


제목 그대로 1980년의 봄, 전라도 광주에서 벌어진 '5.18 민중 항쟁'을 소재로 하며, 광주에서 나고 자란 여러 사람들이 얽히고 설키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저 볕 좋은 청춘의 날이 이어질 거라 생각했던 5월의 햇살을 순식간에 빼앗기고, 그 틈새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섞여 있다.


<오월의 청춘>을 이야기하자면 역사왜곡 우려로 차가운 시선을 받았던 <설강화>를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오월의 청춘>이 방영되던 시기 거대 중국 자본이 국내에 유입되어 드라마 안에서 한국사를 다루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과 같은 전철을 밟지는 않았고,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던 '광주 민주화 운동'을 왜곡이나 날조 없이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는 점에 있어, 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듯하다. 방영 당시의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은은한 멜로를 시발점으로 하면서도 1980년 5월을 넘기는 지점부터 광주 일대에서 발발한 '학살'에 대해 날카롭고 잔인하게 묘사하며, 이를 통해 세상 전부가 바뀌는 인물들의 감정 연출이 유려하다는 생각을 했다. 1화부터 이 드라마가 비극으로 끝날 것을 암시하긴 하지만, 너무 슬프거나 너무 어둡지 않게, 더불어 어느 정도의 멜로물 분위기는 유지하면서 사건을 다루는 건 한국 드라마는 흔치 않을 것이다.


예상했던 에피소드나 결말이라고 하더라도 보는 중간중간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치게 되는 장면이 많았는데, 때문에 방영 당시의 평가나 분위기가 정주행 후 더 궁금해졌다. 다가오는 5월에 <오월의 청춘>과 같은 드라마를 챙겨 보고, 모두의 가슴에 경종을 울린 강상우 감독의 <김군>과 같은 작품을 되새기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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