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민영 Jun 07. 2023

인도의 국가 스포츠 종목 '카바디'를 아시나요?


카바디가 국내에서 다시 화제가 된 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서바이벌 예능 <사이렌:불의 섬>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 정주행을 두 번이나 한 건 <사이렌:불의 섬>이 최초인 것 같은데, 오픈되자마자 바로 한달음에 달려서 봤고 지난 화요일에 나머지 5화가 공개되자 또 앉은 자리에서 정주행을 완료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서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이 서바이벌에 참가자 중 한 명, 그러니까 운동선수들로 모인 '운동팀'의 리더를 맡은 김희정 선수가 바로 '카바디' 종목의 국가대표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도 <노는 언니들>을 통해 김희정 선수와 유도 국가대표였던 김성연 선수가 나와 카바디를 함께 맞춰 하며 잠깐 관심이 몰리기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김희정 선수에 대한 관심이 카바디 종목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월등히 높지만, 김희정 선수는 자신을 통해 카바디 종목이 국내에서 좀 더 친숙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넌지시 털어놓았다. 어쨌든 <사이렌:불의 섬>을 통해 카바디가 다시 주목받게 된 건 순기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국내에는 카바디가 아직 많이 생소하지만, 인도에서는 크리켓의 인기를 웃돌 정도로 전국민이 알고 경기를 즐겨 보는 스포츠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에서 시작된 스포츠기 때문. 카바디는 고대 인도의 역사와 신화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종목인데, 이는 남인도에서는 체두구두, 스리랑카에서는 구두, 방글라데시와 동인도에서는 하도도, 서인도에서는 하투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인도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 그리고 영국에서 아주 인기가 많으며 국가적인 행사와 연맹도 다양하게 설립되어 있다. 등록된 정식 명칭이 '카바디'다. 그 뜻을 풀이하자면 '멈추다' '숨을 참다' 정도가 있겠다. 



[카바디  규칙]

정해진 시간 안에 상대 팀보다 더 득점하면 승리한다. 한 팀은 12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중 7명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다. 남녀 경기 시간에 조금 차이가 있는데 대력 한 경기가 3-40분 안에 끝난다.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체중 제한이 있다. 번갈아가며 공격과 방어를 하는데, 공격수는 숨을 들이쉰 채로 진영에 가서 공격한 후 돌아와 몰아쉰 숨을 뱉는다. 이 시간을 전부 숨을 참는 건 아니고, 자신이 호흡을 조절하고 있으며 공격을 진행한다는 걸 알리기 위해 계속해서 '카바디 카바디'를 외쳐야 한다. 그래서 경기를 보면 작게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게 보인다. 공격 턴의 제한 시간은 30초.

공격과 수비에는 정말 다양한 룰이 있는데 이를 전부 알지는 못하니 내가 아는 정도만 적어본다. 나도 처음 설명에선 온통 물음표를 띄우며 봤는데 직접 경기를 보니 단번에 이해가 되는 지점들이 있었으니... 결국 단순하게 말하자면 고도의 '패싸움'인데, 수비를 할 땐 확실하게 수비하고 공격할 때는 확실하게 공격한 후 안전하게 진영으로 돌아오는 것까지가 한 경기의 흐름이다. 세계적인 선수 파르팁 나르왈의 아래 경기 영상을 보면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하는지 좀 더 이해가 빠를 듯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b3ijW4eo2ic


카바디를 하지도 않는 내가 카바디에 이렇게 진심으로 보이는 건, 인도에서 유명하지 않은 리그의 팀 경기를 몇 번 봤고 길거리 운동장에서 카바디를 하는 사람들에게 카바디에 대한 정보를 주워들었기 때문. 팀 경기 보고 있으면 진짜 살벌하다. 언젠가는 월드컵 경기도 한 번 보고 싶은데, 카바디를 하는 선수들 손과 발을 포함해 모든 동작이 재빠르기 때문에 진짜 집중해서 봐야 하는 경기이기도 하다. 이번에 갔을 때 스타디움 경기 하나를 예매했는데, 코로나 변이 이슈로 취소되어 아쉽다. 여행자들이 현지에서 경기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지만, 씨름장 같은 데서 폴짝폴짝 뛰면서 세미 강강술래 같은 걸 하는 걸 보게 된다면 백발백중 카바디라 생각해주시면 되겠다. 

현재 카바디 국제 랭킹 순위는 1위 인도, 2위 이란, 3위 파키스탄 정도다. 대부분 상위권이 아시아 혹은 아프리카 국가이고 그것도 남아시아권에 치중해있는데, 인도에서 생겨난 스포츠기에 인도가 항상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https://www.youtube.com/watch?v=fuGRVMTcPik&embeds_referring_euri=https%3A%2F%2Fblog.naver.com%2FPostView.naver%3FblogId%3Dekiria_%26Redirect%3DView%26logNo%3D223122837528%26categoryNo%3D130%26isAfterWrite%3Dtrue%26isAfterUp&source_ve_path=MjM4NTE&feature=emb_title


아시안 게임과 월드컵 등 다양한 종목에서 전방위적으로 인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건 아마도 협회의 횡령 때문일 거다. 카바디 협회가 없는 건 아니지만 대한체육회의 지원금 중 상당수를 실제 선수들 양성이나 코치진 양성 등에 쏟지 않고 자신들 호주머니에 넣었기에 이 때문에 지원 자체를 철회한 시간도 꽤 된다고 한다. 그래도 한국에서 카바디 선수들이 약진하고 있는데, 한국 선수들은 잘 모르지만 이장군 선수가 인도 리그로 넘어가 맹활약을 벌였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딱히 활동하지 않는 모양. 


한국 카바디 선수들의 사진은 많이 찾을 수 없지만, 이번 기회에 카바디가 한국에서 제대로 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래는 한국일보사의 카바디 경기 중 사진. 계속해서 미뤄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올해 가을 즈음 열린다고 하는데, 문득 이번에는 카바디도 챙겨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흰 유니폼이 김희정 선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