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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Nov 08. 2018

<굿나잇 앤 굿럭>(2005)


<굿 나잇 앤 굿럭>의 지배적인 장치는 '사운드'다. 이 영화는 여러 가지 장면들의 병합을 '보여주기'보다, 시대를 풍미했던 언론인 에드워드 머로의 입으로 전해지는 소리를 '들려주는' 방법을 택한다. 방송 스튜디오가 아닌 다른 곳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시퀀스들의 유려한 흐름을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진짜 싸움은 텔레비전 안에서 벌어진다. 1대 다수라는 위험천만한 도박을 감행하는 머로, 그리고 머로의 지지자들과 그에 반하는 매카시즘의 무리들은, 인터미션 타임마다 긴장을 조이며 시청자들의 피드백에 집중한다. 마치 링 위의 권투선수들처럼 전투와 휴식의 패턴을 반복하는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머로의 언어, 데이빗 스트래던의 대사다. 단호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데이빗 스트래던의 모습은 영화의 장면 이상의 설득력을 보여주며 관객을 압도한다. 


 머로의 입으로 읽혀지는 영화의 제목과 동명의 문구인 'Good night and Good luck'은 내일의 희망을 말한다. 어둠이 된 오늘의 과거를 지나면 내일의 밝음이 도래할 것이라는 불안하지만 흔들림 없는 약속. 이 짧은 텍스트가 머로, 데이빗 스트래던을 통해 발화될 때 영화는 허구를 넘어 현실적 안도감을 느끼게 만든다. 잘 짜인 대사와 이를 정확하고 힘 있게 발음하는 배우의 힘. 최상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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