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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Nov 14. 2018

<지옥이 뭐가 나빠>(2013)

소노 시온의 <지옥이 뭐가 나빠>는 영화의 제목 그대로, '이렇게 다 미쳐버린다면 지옥도 괜찮을 것이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B급 무비다. 이 영화는 줄거리를 단 몇 줄로 설명하기조차 어려워서, 항상 이 영화에 대한 설명을 할 때는 '야쿠자, 야쿠자를 찍는 영화광들 그리고 지옥'과 같이 몇 개의 단어들로 이야기하곤 했다. 소노 시온 필모그래피의 정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B급 무비 장르에 충분히 충실하고 영화의 마지막은 그 이상에 도달해버리는, 정말 기이하고 독특한 영화다. 


이 영화가 탄생하게 된 발단은 야쿠자의 딸 '미츠코' 때문이다. 어떻게든 딸을 주연으로 한 영화를 보고 싶어서 야쿠자를 스탭으로 둔갑시키고 그 과정에서 영화광을 고용한 야쿠자 두목 '무토'(쿠니무라 준)의 딸 '미츠코'(니카이도 후미)'. 촉망받는 CF요정이었던 미츠코는 어린 시절에 찍었던 '가가가 치약'의 광고로 인해 반짝 스타가 되었지만, 이후 충동적인 실수로 인해 다시는 이때의 영광을 재현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이 경쾌하고 발랄한 CM송은 영화를 관통하는 망령과 같이 남아서, 영화의 주조연들 뿐만 아니라 영화 밖의 관객들까지 모조리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장치를 한다. 이때부터 미츠코에 완벽히 사로잡힌 이케가미 역을 맡은 츠츠미 신이치의 중얼거림을 보는 것도 백미다.  


아래는 미츠코의 CM송. 영화가 끝난 후에 한참을 흥얼거릴 수밖에 없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35&v=4pSe4OGAuI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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