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우드스톡 1999>
'우드스탁( Woodstock Music & Art Fair)'은 사랑과 평화를 중시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역사적인 음악 페스티벌로, 1969년에 개최되었다. 1969년 8월 15일부터 나흘간 미국 뉴욕주에서 열린 전설적인 이 페스티벌은 현존하는 모든 락페스티벌의 시초이자 당시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던 히피 문화의 절정을 보여주는 페스티벌이기도 했다. 당시를 기념하는 수많은 다큐멘터리들이 말해주듯 우드스탁의 열기는 대단했고, 이 열정을 이어가고자 1994년, 그리고 1999년에 각각 25주년과 30주년 기념으로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열렸으나 30년 전의 그 정신은 사라졌다는 비판을 받고, 이중 1999년의 우드스탁은 방화, 절도, 강간 등 강력범죄로 얼룩진 그야 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우드스톡 1999>은 1999년의 이 지옥도와 같은 페스티벌에 대한 기록이자, '우드스탁'이라는 이름이 추락한 경위에 대해 심도있게 다루는 다큐멘터리다.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우드스톡 1999>는 세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1969년 우드스탁의 시발점부터 1994년의 작은 성과를 지나 MTV라는 회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된 1999년의 우드스톡이 열리기까지, 그리고 개최 이전부터 얼마나 막장으로 운영되었는지에 대해 차분히 다룬다. 전설적이자 상징적인 페스티벌이 바닥을 치게 된 이유를 여러 가지 관점에서 다루는데, 이 페스티벌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게 된 사람들의 인터뷰를 첨가해 이 흐름과 문제 제기에 신빙성을 제공한다. 약 40만 명이 모인 공간에 번듯한 화장실 하나 없었다는 점, 세계적 밴드들이 대거 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안 대책 하나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수많은 관중들은 물론이고 아티스트들의 휴식 공간과 식수 등이 보장되지 않은 점, 여러 가지 단점들이 삽시간에 한데 엉켜 불에 기름을 붓든 최악으로 치닫게 된 상황들이 묘사된다.
이전의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현재의 코첼라 페스티벌로 대체되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데, 재밌는 건 미국의 이 망해버린 '우드스탁'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SGC엔터테인먼트라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업체에서 구매했고, 세계적인 우드스탁을 한국에서 이어간다는 취지로 무려 포천에서(!) 우드스탁을 7월 말경에 개최함을 알렸다가 돌연 취소되었다. 그 라인업과 운영 방식을 보면 허울뿐인 '우드스탁' 이름을 사와 굉장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런 흥미롭고 이상한 국내 기업의 동향을 감안하고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우드스톡 1999>를 관람하면, 묘하게 다큐와 현실이 맞닿은 구석이 있다. 여전히 전설로 남아있지만 그 이름 그대로의 명성을 이어오지 못한 '우드스탁'이라는 이름에 대한 진실을 알 수있게 만들어주는 다큐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