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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Jul 24. 2023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다음 소희>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주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싶을 정도로 다사다난했던 지난 주를 지나,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꺼내보는 이번 주 추천작은 <다음 소희>. 2023년 2월에 한국에서 개봉했던 영화로, 넷플릭스에는 지난 주에 올라왔다. <도희야>를 연출한 정주리 감독의 두 번째 장편작으로 '전주 콜센터 실습생 사건'이라는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으며 2022년 75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개봉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프리미어 상영을 가졌으며, 국내 개봉 당시 11만명 이상의 흥행 성적을 기록해 독립영화로는 다소 흥행했으며 타국에서도 비슷한 성적으로 흥행했다. <도희야>에 이어 배두나가 이번에도 주인공을 맡았으며, 김시은이 배두나와 함께 주연을 맡았다.


전주의 한 특성화고에서 애완동물 관리학과에 다니던 '소희'는 춤을 잘 추고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졸업을 앞둔 소희는 학교의 담임이 추천하는 대기업에 현장 실습을 나가게 되고, 대기업의 하청 기업 중 하나인 한 회사에서 인터넷 관련 고객 상담을 담당하는 콜센터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콜센터 업무를 시작한 직후 소희의 삶은 빠르게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소희는 결국 저수지에 몸을 던진다. 그리고 얼마 후 형사 '유진'이 소희의 자살 사건을 맡게 되며 사라진 소희의 족적을 차근하게 밟기 시작한다.


<다음 소희>는 개봉 당시 꽤 여러 곳에서 관람을 종용했을 정도로 사회적 파급력이 높았던 작품이었다. 2017년 전주의 한 고등학생이 저수지에 스스로 몸을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인은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와 그에 따른 우울증이었으며, 그 사건 이후로 콜센터 상담원 혹은 청소년 실습생에 대한 시선과 적당한 대책이 생기는 듯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크게 변하는 것은 없었다. 그런 사회의 정지된 시각과 흐름에 경종을 구하는 영화가 바로 <다음 소희>다. 한 소녀의 죽음과 그 죽음을 추적하는 형사가 한 지점에서 겹치며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 '다음 소희'는 또 누가 될까. 소희의 '다음'이 있어야만 할까. <다음 소희>는 소모품처럼 쓰고 버려지는 노동 현장의 현실과 그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 노동자의 맹점을 차분하게 훑는다.


노동과 관련된 픽션 영화들 대부분이 해답을 내려주거나 어느 정도 희망에 기댄 결말로 끝나는 것과 달리 <다음 소희>는 답답하게 맺음된다. 죽은 소희가 살아 돌아올 리도 없고 원하는 수준의 처벌은 내려지지 않으며 그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사 '유진'의 캐릭터로 하여금 집요하고 차분하게 '소희 외의 모두가 져야 하는 책임'에 대해 나열하고 반복해서 정리한다. 때문에 <다음 소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실제 사건의 끝이었던 저수지에서 멈추지 않고 그 이상을 바라본다. 현실에는 '유진' 같은 형사가 존재하지 않기에 이 영화는 유진의 등장부터 어느 정도 판타지로 다가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에 눅진하게 붙어 있는 노동의 값어치에 대한 시선은 퍼뜩 잠이 깰 정도로 시리게 다가온다. 정주리 감독의 말대로, '소희의 현실은 우리 모두의 현실'이기에.



개인적으로 한국 포스터보다 해외용 포스터를 훨씬 좋아한다. 두 주인공이 겹치는데 어느 곳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나를 깊게 고민하고 내려진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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