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막 지난주 금요일에 공개된 <D.P.> 시즌 2. <D.P.> 시즌 1이 즐거웠다면 반드시 시청해야 할 드라마다. <D.P.> 시즌 1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많은 대중들이 열광했기에 자동적으로 시즌 2에 대한 기대 또한 높아졌으며, 시즌 1 마지막 화 쿠키 영상에서 시즌 2를 암시하고 마무리되었으므로 시즌 2의 제작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 또한 많았다. 그 기대에 부응하듯, <D.P.> 시즌 2는 시즌 1보다 더 묵직한 드라마로 복귀했다. 전 시즌과 마찬가지로 한준희 감독이 연출을, 한준희 감독과 김보통 작가가 극본 작업을 함께 했으며, 다소 짧은 6부작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앞서 말한 대로, <D.P.> 시즌 2는 시즌 1의 마지막 회차인 쿠키 영상, 즉 김루리 일병의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에서 시작된다. 부대 내에서 일어난 이 사건을 중심 소재로 다루며, 전 시즌과 동일하게 초중반에는 여러 에피소드를 적절하게 삽입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번째 시즌에서는 헌병대 군무 이탈 체포조인 'DP'에서 머무르지 않고 본부급 부대와 국방부를 암시하는 '국군 본부', 그리고 최전방 감시초소인 'GP'가 등장한다. 여기에 김루리 사건으로부터 발화된 군내의 조직적인 은폐에 대해 정면으로 부딪히는 국가인권위와 인권위 보호센터 간사가 등장하며, 법정에서 본격적으로 이 사건을 다루는 등 작중 설정 자체는 더 광범위해진 셈이다. 스케일이 커진 것과 비례하여 주조연들 개개인의 장점이 더 부각되었는데, 전반적으로 시즌 1에 비해 액션이 늘고 느와르적인 성격도 후반부로 달려가면서 강해진 덕분이기도 하다.
<D.P.> 시즌 1이 군탈 체포조 내에서의 중요 캐릭터인 안준호, 한호열을 필두로 한 전반적인 설명에 디테일한 드라마를 얹은 느낌이라면, 시즌 2에서 다뤄지는 이야기들은 이것들을 기본으로 깔고 조금 더 다각도의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점검하는 등의 흐름이 강하다. 극중 한호열 캐릭터(구교환)이 감초처럼 치고 사라지는 유머러스한 부분들은 여전히 살아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소 어둡다. 더불어 시즌 1에서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시즌 1의 선 관람이 필수인 드라마. 물론 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다소 과하게 작위적이거나 초현실적인 장면들, 대사들이 포진해있으나 이는 모든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단점 중 하나로, 적어도 이 드라마 내에서는 배우들의 연기와 안정적인 연출로 커버가 충분히 가능했다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드랙퀸과 GP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 전체 회차 딱 중간에 위치한 에피소드. 총기 난사 사건을 기저에 깔고 진행되는 이야기라 굵직한 서사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는 에피소드지만, 이 두 에피소드의 배치로 인해 전체적인 분위기가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다. 두 사건을 각각 다룬 것이 '커튼콜'과 '불고기 괴담'에피소드인데, '커튼콜'에서는 헤드윅의 넘버를 들을 수 있어 좋았고, '불고기 괴담' 에피소드는 폐쇄된 특정 부대와 지역에 대해 다른 에피소드들과는 다른 공포적인 분위기를 기저에 깔아두어 만족스러웠다. 두 에피소드를 통해 <D.P.>는 궁극적으로 장기적으로 시즌을 밀고 갈 수 있지 않을까, <D.P.>라는 드라마의 힘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또한 <D.P.> 시즌 2의 마지막 화에서 이야기를 완전히 마무리 지으려고 한 노력이 보이기에, 이 드라마를 여전히 그 누구보다 좋아하는 팬의 입장으로 시즌 3 제작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는 않다. 아쉬운 점이 있지만, 시즌 1이나 시즌 2나 전부 앉은 자리에서 정주행하기 좋을 정도로 속도감 있는 드라마이며, 상업 드라마의 장점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시대적 울림도 잊지 않는 웰메이드 한국 드라마가 아닐까.
더불어 이참에 <D.P.> 시즌 정주행을 시작한 분들은, 시즌 1에 대한 추천을 함께 읽어보시는 것이 좋을 듯하다. 시즌 1에 대한 추천글은 아래 링크.
https://brunch.co.kr/@ekiria/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