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오랜만에 왓챠에서 스트리밍되는 작품, '왓챠 익스클루시브' 라인으로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였던 <포커 페이스>. <포커 페이스>는 나타샤 리온의 주연 시리즈로 지난 1월 미국 피콕을 통해서 공개되었고, 왓챠에 독점 공개되어 한국에 소개된 건 바로 지난 주다. 나타샤 리온이 전체 시리즈의 주연을 맡았다는 것도 그렇지만,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로 유명한 라이언 존슨 감독이 대부분의 제작을 도맡아 작업했으며 그의 첫 번째 드라마라는 점에서 전방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의 모든 영화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니고 가장 최근작에 꽤 많은 실망을 했지만, 나타샤 리온+라이언 존슨의 만남에 10부작 정도 되는 연속 소설 형식의 시리즈라면 망설일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고, 역시나 무척 즐거웠다.
<포커 페이스>는 주인공 '찰리(나타샤 리온)'의 로드 트립을 표방하는 범죄/스릴러 장르의 드라마다. 외곽 지역의 스털링 카지노에서 일하는 찰리는 과거 포커 플레이어로 전국의 카지노에서 유명하던 인물. 찰리를 눈여겨 보던 카지노 전 사장 스털링 시니어의 제안으로 이 카지노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중 특유의 능력, 그러니까 '누군가 거짓말을 하면 바로 알아채는 능력'으로 인해 스털링 사장의 아들인 스털링 주니어에게 모종의 제안을 받는다. 그리고 껄끄러운 계약이 성사되던 날, 커다란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찰리는 도망자 신세가 된다.
<포커 페이스>는 도망자가 된 찰리와 찰리를 쫓는 스털링 사장의 추격전을 기저에 깔아두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추가한 드라마다. 찰리는 스털링 가를 피해 서부로 북부로 자신도 알 수 없는 곳으로 도망치며 일용직 등으로 돈을 버는데, 그때마다 살인 사건을 마주하게 되고 운명처럼 그 모든 사건들에 어딘가 뒤틀린 거짓말이 끼어있음을 직감한다. 가는 곳마다 사건이 생기는 통에 '정말 너무하다' 싶은 생각도 들지만, 라이언 존슨 특유의 연출력과 매끄러운 서사의 흐름, 무엇보다 '찰리'라는 고유의 매력적인 캐릭터의 활약으로 인해 완벽하고 깔끔한 10부작의 드라마로 탄생되었다. 범죄나 스릴러 서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장르적으로 만족시킴과 동시에, 나타샤 리온이라는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장점을 모조리 쏟아넣은 듯한 이 매력적인 드라마는, 올해 공개된 드라마 리스트 중 상위를 차지하게 될 것 같다.
거짓말을 들으면 어김없이 "개소리(Bullshit)!" 소리를 자연스럽게 뱉어내는 나타샤 리옹, '찰리' 캐릭터도 그렇지만, 모든 살인 사건의 고의성을 관객에게 먼저 열어놓고 시작하는, 다시 말해 매 에피소드의 시작부터 범인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시작하는 패기(!) 또한 독특하고 즐겁다. 한 두 회차는 가능하겠지만 전체 회차에서 인과관계를 먼저 알려주고 시작하는 서사로 재미를 길게 끌고가긴 다소 무리수가 있는데, 이 무리수를 가능케 만든 건 역시 나타샤 리온. 그와 더불어 무릎을 탁 치고 박수를 짝짝 칠 만큼 반가울 조연들이 매 회차 등장하는데, 조셉 고든 레빗, 벤저민 브랫, 스테파니 수, 홍차우 등 감독의 명성에 버금가는 걸출한 배우들이 매 회차 대거 등장해서 더욱 즐거운 감칠맛을 선사한다. 왓챠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포커 페이스>만 보고 나오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강력 추천하는 드라마이자, 올해의 드라마. 더불어 라이언 존슨의 드라마적 재능을 확인시켜주는 즐거운 실험작 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