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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Aug 14. 2023

이번 주 디즈니플러스 추천작 - <더 베어> 시즌 2


"역시 짱이야!"

라고 소리치고 시작하고 싶은, 이번 주 추천작은 오랜만에 디즈니 플러스 스트리밍 작품인 <더 베어> 시즌 2. 골든 글로브 및 프라임타밍 에미상, 작가조합상 등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상에 흥행 및 평가 또한 너무 좋았던 <더 베어> 시즌 1에 이은 후속작이다. 작년에 <더 베어>를 엄청 즐겁게 봤고 베스트로 손꼽았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통해 소개한 적이 없어 스스로 충격이었는지라, 이번엔 부리나케 시즌 2가 공개되자마자 추천작으로 들고 돌아왔다. 훌루 오리지널로 제작된 <더 베어>는 시즌 1이 2022년 11월에 한국에서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소개되었으며, 이번 시즌 2는 7월 말에 공개되었다. 시즌 1과 마찬가지로 FX프로덕션에서 제작했으며, 크리스토퍼 스토러와 조안나 칼로가 극본 및 연출 등에 참여, 전 시즌 인물의 변화 없이 동일하게 제러미 앨런 화이트, 아요 에데비리, 리자 콜론자야스, 에번 모스배크랙 등이 주조연을 맡았다.


<더 베어>는 기본적으로 '망해가는 가게 살리기 프로젝트' 구조를 띄고 있는, 꽤나 시끄러운(정말로) 드라마다. 카르멘(제레미 앨런 화이트)은 형이 자살한 이후 미슐랭 스타에 빛나는 파인 다이닝의 세프를 그만두고, 형의 가게이자 가족의 가게이기도 한 이탈리안 비프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기 위해 시카고로 돌아온다. 카르멘의 예상과 달리 이 샌드위치 가게는 제대로 된 메뉴얼따위 없으며, 일희일비하며 위태하게 운영되고 있는 그야말로 망하기 일보 직전의 상점이다. 카르멘은 어떻게든 이 가게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원칙을 만드는 한편, 시종일관 의견이 충돌하며 제멋대로 튀어다니는 직원들과의 관계도 해결해야만 한다.


상점과 상점을 지켜내려는 사람들,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때우는 사람들이 충돌해 그야말로 1초라도 제자리에 있을 수 없게끔 만드는 정신없는 코미디지만, 한방의 깊은 울림을 매 시즌 숨겨두고 있는 '엄청난' 드라마다. <더 베어> 시즌 1의 후반에 다다라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그 전설적인 일곱 번째 에피소드의 기운은 시즌 2로도 이어진다. 드라마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들이 보는 내내 긴장감을 자아내지만, <더 베어>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사방으로 튀는 개성있는 캐릭터들과 이들이 뱉어내는 '말'이다. 그야말로 박진감 넘치는 전개지만, 여기서 파생되는 사건사고와 설전들이 매번 편안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불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서로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고 단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얼굴 앞에서 세 번째 손가락을 치켜올리며 욕설을 뱉는 수준까지 간다고 해야 할까. '너무나도 현실적인' 광경을 보여주는 동시에, 결국 모두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 묘한 드라마에 시즌 1부터 단숨에 마음을 빼앗겼고, 교훈과 욕설과 코미디의 범벅은 시즌 2로도 이어진다. 누구하나 '완벽한' 사람이 없는 묘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신뢰가 싹트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눈물이 다 날 지경이다. 특히 이번 시즌은 가족간의 트라우마 혹은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극복하거나 그 앞에서 좌절하며 끊임없이 '왜'를 스스로 되짚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소소하게 흘러, 시즌 1이 즐거웠다면 시즌 2는 당연지사 필참이라는 결론. 잘 짜여지고 해체되었다 다시 모이는 '각본의 힘'이란 무엇인가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추가로 개인적인 소소한 즐거움은, 이번 시즌의 한 에피소드에 최애 배우 윌 폴터가 게스트로 출연한 것. 윌 폴터가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조금 이질적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주 스무스하게 녹여서 원래 이 세계관에 존재했던 캐릭터로 자리잡은 걸 보면서 새삼 <더 베어>는 놀라운 드라마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된다. (윌 폴터 제발 다작 좀 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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