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티빙 오리지널로 제작되어 지난 1월 중순부터 바로 전 주인 2월 1일까지 순차적으로 티빙에서만 독점으로 오픈되었던 드라마 <LTNS>. 'LTNS'는 'Long Time No Sex'의 줄임말로, 건조하고 단편적으로 말하면 '섹스리스 부부의 관계 회복기'를 다루는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다. 총 6부작으로 호흡은 다소 빠르고 가벼운 편이며 섹스에 죽고 못 살다가 결혼 이후 관계가 소원해진 섹스리스 부부를 이솜과 안재홍이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윤희에게> 등을 연출한 임대형 감독과, <소공녀>를 연출한 전고운 감독의 합작으로 개인적으로 둘다 좋아하는 감독이자 특히 임대형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가 있었기에 몹시 기대했던 작품이었다.
우진(이솜)과 사무엘(안재홍)은 연애 시절 넘치던 텐션과 고자극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채, 덜컥 구매한 집의 이자를 갚느라, 또 집값이 떨어져 그만큼의 손해를 채우느라 허덕이는 하루를 살게 된 부부가 되었다. 관계를 언제 가졌는지 한참을 짚어도 까마득할 정도가 되어버린 '섹스리스' 부부인 둘에게 어느 날 예기치 못할 사건이 닥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부부는 불륜을 저지르는 커플들을 협박하며 돈을 뜯는 '부부 사기단'이 된다. 일종의 협업(...)을 하며 불륜 커플들을 추적하는 둘 사이는 공교롭게도 이 일을 통해 다시 가까워지는 양상을 보인다.
기대를 하지 않으려야 하지 않을 수 없는 두 감독의 조합 덕분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즐거웠던 드라마였다. 제목 그대로 '섹스'가 주가 되는 드라마인 덕분에, 19금 드라마가 아니면 들을 수도 볼 수도 없는 장면과 대사들이 난무하는데, 그걸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칫 너무 선정적으로 흐르거나 K드라마의 불륜 소재 특성상 다분히 클리셰로 빠질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적절하게 비틀어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첫 화부터 파격적인 장면을 위주로 시작해, 사랑과 관계의 정의를 나름대로 내려보는 다소 교훈적이고 휴머니즘적인 마무리도 좋았다. 공중파에서 볼 수 없는 소재와 연출, 허를 찌르는 대사와 유쾌하고 진득한 유머들이 OTT 오리지널이라는 날개를 달아 가감 없이 펼쳐졌다는 이유가 <LTNS>의 성공적인 흥행을 뒷받침해주지 않았을까. 믿고 보는 배우들과 믿고 보는 감독들의 합이란 이토록 유쾌하고 즐거운 것임을 다시 한번 곱씹게 된다.
<LTNS>는 블랙코미디라는 장르에 충실하게 부합하는 작품이다. 대사든 연출이든 고수위 장르의 드라마에 유머를 가미한 한국 드라마는 근래 별로 없었기에 <LTNS>가 더더욱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을 듯하다. 무엇보다 <LTNS>에 등장하는 주조연들의 합이 몹시 달달하고 흥미롭다. 김새벽, 이학주, 정진영, 옥자연, 양말복 등의 배우들과 기주봉, 홍석천 등의 눈에 띄는 까메오를 두루두루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