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간만에 아주 가볍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인 <사랑은 꿈과 현실의 외길목에서>. 왓챠에서 서비스 중인 5분 남짓한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최희승 감독의 작품이다. 2019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상영했으며 같은 해 아니마페스트 자그레브에서 특별언급을 받기도 했다. 왓챠에 좋은 국내 애니메이션 단편작품들이 다수 서비스되고 있는데 그중에서 그림체 때문에 유독 눈에 띄던 작품이었다.
<사랑은 꿈과 현실의 외길목에서>는 순정만화에서 예사로 쓰이는 그림체와 함께 각종 클리셰로 범벅된 유쾌한 애니메이션이다. 꿈인지 현실인지 이게 뭔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며 토로하는 주인공은 친구와 사랑 사이에서 몹시 갈등한다. 플레이하자마자 여느 애니메이션에서 봤을 법한 제목 글씨체와 어떤 만화에서 분명히 봤던 고백 장면과 남주인공들의 호탕함, 캐릭터성이 쏟아지듯 들어온다. 얼핏 패러디물 혹은 그저 코믹한 상황을 기이하게 표현하는 애니메이션 같지만 정말로 말 그대로(제목처럼) 꿈과 현실 사이에서 엄청난 방황을 하는 주인공 캐릭터의 묘사, 혹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아주 가볍고 위트있게 묘사해낸다.
클리셰로 무장한 순정만화의 상징성을 최대한 끌어와 짧은 시간 안에 크게 마음을 휘젓고 돌아가는 재밌는 애니메이션. 단편 특유의 재미와 주제와 캐릭터성에서 풍겨져 나오는 유쾌함을 아주 잘 잡아낸 수작이다. 망설이지 말고 5분을 투자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