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추천작은 1화부터 10화까지 정말 단숨에 몰아본 흡인력 넘치는 드라마 <심장이 뛰는>. <심장이 뛰는>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로스트> 시리즈로 유명한 제작자 칼튼 쿠스와 조이 로빈이 제작 및 연출을 맡은 의학 드라마다. 윌라 피츠제럴드, 콜린 우델, 잭 배넌 등이 주연을 맡았으며 넷플릭스에는 지난 4월부터 방영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시즌 1까지 올라와 있지만 시즌 2의 제작 및 방영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
<심장이 뛰는>은 미국 대도시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다. 총 10화로 구성된 <심장이 뛰는>은, 단 하루의 이야기를 담기도 하며 몇 개월 이전 혹은 몇 주 동안의 이야기를 다루는 등 다양한 타임라인을 포괄적으로 가지고 있다. 응급의와 외과 레지던트 그룹이 주가 된다는 설정 외에 다양한 부분이 <피트>와 <그레이 아나토미> 멜로와 치정이 뒤섞인 다양한 의학 드라마 내의 히트작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구성이 다분하다. 앞서 성공한 의학 드라마들이 택한 방식대로, <심장이 뛰는> 또한 '의료 행위'를 실시하는 의사와 간호사, 그 밖의 병원 내 모든 구성원들의 사생활과 얽히고설킨 관계를 풀어내는데 치중한다.
다른 의학 드라마들에 비해, <심장이 뛰는>은 다소 불친절한 구성으로 시작한다. 거대한 허리케인이 병원과 주변부를 강타하는 시점에서부터 드라마가 시작하기 때문에, 이 긴박한 상황에서 바로 인물 간의 관계가 단도직입적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누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사람이 주인공이고 조연인지 뒤죽박죽인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심장이 뛰는>의 줄기를 찾아 모험하기 시작한다. 썩 안정적인 구성은 아니며 장르의 주가 되는 의료 시술과 행위들은 다소 후반부에 포진해있어 집중력을 떨어트리지만 이 불친절한 초반의 설정이 <심장이 뛰는>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병원이라는 공간 안에 조각조각이 난 사람들이 붙어있고, 이들을 이어내는 것이 결국 시청자들의 몫이자 드라마의 주된 목적이기 때문이다.
어떤 '고발'과 '공론화'에 대한 발화를 놓고 볼 때, <심장이 뛰는>은 썩 유쾌한 드라마는 아니다. 침묵을 종용당하는 여성과 여성보다 우위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남성의 관계를 보여주려고 한 것이 목적 자체는 아닐지언정, 그 과정과 결과로 도달하는 일련의 흐름은 실패에 가깝다. 오히려 주인공(대니) 그룹 간의 위계와 폭력, 각개가 가진 트라우마가 합쳐지고 폭발하고를 반복하는 흐름보다 주인공 이외의 그룹, 이를테면 대니의 동생 하퍼나 밝은 성격의 의대생 카밀라 등 큰 서사의 흐름을 생성하는 인물들이 아닌 주변 인물들의 서사가 월등히 좋다.
재능과 노력, 우정과 로맨스, 희생과 헌신 등 다양한 단어들의 가치를 오간다는 점에서 <심장이 뛰는>은 완주할 가치가 충분한 드라마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플래시백과 필요 이상으로 힘을 준 시퀀스들이 있지만,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해 입체적으로 움직인다는 사실 만으로 <심장이 뛰는>은 충분히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