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없습니다.
이번 주 추천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시리즈인 <자백의 대가>. 전도연과 김고은이 주연을 맡아 제작발표회부터 화제가 되었으며, 박해수와 진선규, 김선영 등 걸출한 배우들이 조연을 맡았다. 연출을 맡은 이정효 감독은 <굿 와이프>, <로맨스는 별책부록>, <사랑의 불시착> 등을 제작한 이른바 '히트작 메이커'라 알려져 있고, 극본을 맡은 권종관 작가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외 다섯 편 정도의 영화/드라마를 집필했는데, 이번 작품이 9년 만의 복귀작으로 알려져 있다. <자백의 대가>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넷플릭스에 오픈되었는데, 공개 이틀 만에 한국 내 넷플릭스 시리즈 1위에 올라 또 한번 화제가 되었다.
<자백의 대가>는 남편 살해 혐의를 뒤집어 쓰고 수감된 여교사 안윤수(전도연)와, '마녀'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살인범 모은(김고은)이 서로 겹치며 벌어지는 거래와 사건을 소재로 한 범죄 스릴러이자 복수극이다. 제목 그대로 이 드라마 내에는 여러 가지 '자백'이 중첩되는데, 진실을 밝히는 도구인 자백이라는 단어가 진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하는 수단으로 작용하면서, 여러 강력 사건 속에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고,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진범을 찾는 것이 핵심인 드라마지만 단순한 범인 찾기 놀이를 넘어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경계를 파고드는 미스터리인 셈이다.
<자백의 대가>는 플래시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대리 자백'이라는 진실을 가리는 비틀린 장치를 이용해 일반적인 미스터리 장르의 틀을 깨고 현대적인 서스펜스를 구축한 작품이다. 폐쇄되고 통제된 공간 안에 주인공 안윤수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극대화 시켜 그 뒤에 모든 걸 조종하는 듯한 모은이라는 인물을 배치했는데, 이 대비되는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고립과 불안을 시각적으로 강조했다.
특히 연기적 공백이 전혀 없는 압도적인 캐릭터 분석과 연기 시너지가 <자백의 대가>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이자 앉은 자리에서 정주행을 마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라 생각한다. 전도연이 연기한 안윤수 캐릭터는 누명을 쓴 평범한 주부이자 교사에서 생존을 위해 극단적이고 알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인물로 변모하는 내면을 치밀하게 연기했으며, 압박 받고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불안과 결의를 동시에 나타내는 캐릭터로 변모하는 과정을 유려하게 드러냈다. 죄의식이 전혀 없어보이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김고은의 캐릭터 모은은, 악인의 전형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극 전체에 예측 불가능한 에너지를 주입시켜주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두 주인공 외에 이들과 공조하거나 대립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여성으로(여성 교도소의 장면이 주로 나오기 때문에 필연적인 요소라 생각된다), 한국 콘텐츠에서 흔치 않은 여성 중심의, 그것도 고강도의 심리 스릴러로서 성공한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