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지난주에 공개된 <성난 사람들> 시즌 2. 공개 직후 관객과 평단의 압도적인 호평과 지지를 받으며 급부상, 각종 드라마 상을 수상했던 <성난 사람들>의 두 번째 시즌으로, 첫 시즌 이후 3년 만에 공개되는 두 번째 시즌이다. <성난 사람들>의 첫 번째 이야기는 스티븐 연과 앨리 웡이 주연을 맡아 미국에서 생존하는 아시아계 사람들의 어떤 억눌린 감정과 짜증, 그리고 자본주의나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을 가감 없이 수행했기에 블랙코미디로서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시즌 2는 아시아인이 주인공은 아닌 만큼 개인적인 호감이나 작품의 풍자점, 방향성 등도 대체로 낮아질 것으로 짐작되었는데, 역시나 시즌 1의 명성에 못 미치는 시즌 2였지만 쇼러너인 한국계 미국인 이성진 작가의 독특하고 직설적인 이야기들이 매력적이라 두 번째 시즌 역시 앉은 자리에서 쭉 보게 만드는 마력이 살아있다.
마치 스탠드 업 코미디를 연상케 하는 두 캐릭터의 캐릭터성으로 밀고 갔던 것이 시즌 1의 장점이었다면, 시즌 2는 캐릭터보다는 사건이 발화되고 진행되는 서사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다. 고급 컨트리클럽의 총지배인 조시(오스카 아이작)과 인테리어를 업으로 하는 조시의 아내 린지(캐리 밀리건) 부부의 다툼을 목격한 컨트리클럽 직원 오스틴(찰스 멜튼)과 애슐리(케일리 스페이니), 그리고 이 컨트리클럽의 수장인 박 회장(윤여정) 등 한 장소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이 벌어지는 거대한 소동이 <성난 사람들> 시즌 2의 메인 스토리다. 결국 백인들 위주로 운영되는 고급 컨트리클럽이라는 장소가 주 장소가 되어 이곳을 삶의 터전이자 혹은 정치, 개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 각자의 사연이 골자인 셈이다.
<성난 사람들> 시즌 2는 윤여정 배우가 연기한 박 회장이라는 이를테면 절대 권력자 및 빌런에 가까운 캐릭터가 존재한다는 특이점이 있다. 전반부에서는 이게 잘 드러나지 않다가 후반부에 이르러 박 회장에 대항하거나 순응하는 체계가 이루어지며 각각의 캐릭터들이 흩어지는데, 때문에 전반보다 후반부는 잘 만들어진 소동극이나 블랙코미디를 표방한다기 보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대로 '놔두어 버리는' 설정의 빈약함이 도드라지기도 한다. 여러 단점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어쩔 수 없이 비교하게 되는 시즌 1과의 괴리감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는 드라마'임은 분명하다. 특히 오스카 아이작이나 조연으로 등장하는 윤여정, 송강호 등이 극을 끌고 나가거나 살려주는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데, 이런 점에 치중해서 드라마를 즐긴다면 좋은 킬링타임용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한다.
여담으로 <성난 사람들> 시즌 2의 윤여정의 포스는 여타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대단한데, 극중 수전증 있는 성형외과 및 피부과 의사인 김 박사(송강호)를 남편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 재밌다. 김 박사보다 20살 연상인 박 회장이 거의 김 박사를 거두다시피 해서 생활하고 있는 것도, 그리고 실제로 송강호 배우가 이 역할을 못 할 것 같아 극본을 고사했으나 윤여정 배우가 "네가 송강호인데 이걸 못하겠니" 하며 다시 드라마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일화를 떠올리면 주인공들보다 오히려 이 조연 커플의 서사가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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