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스틸컷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민영 Jan 01. 2019

<허공에의 질주>(1988)


 <허공에의 질주>에서 리버 피닉스는 군사시설 시위 도중의 사고로 끊임없이 FBI에게 쫓기는 부부의 아들 '대니'를 연기한다. 이 영화는 부모를 떠나기 직전, 그러니까 부모에게서 독립함과 더불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과도기의 청년 대니가 주인공이다. 대니의 성장으로 인해 별일 없이 흘러가던 한 가족의 도망자적 삶이 갈등에 놓이게 되고, 아들의 인생을 위해 대니의 부모는 가족의 연결고리를 스스로 끊어낸다. 


<허공에의 질주>의 클라이맥스는 안주하던 가족 집단을 떠나 사회에 나서는 대니, 리버 피닉스의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이다. 아들이 열병 같은 첫사랑에 빠지고 재능을 인정받아 음악대학교의 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되면서, 더 이상 아들의 꿈을 반대할 수 없다 생각한 아버지 아서는 이사 도중 다급한 목소리로 대니를 그에게서 분리시킨다.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한 대니의 표정과, 아들을 떼어내는 아버지 아서의 표정이 흔들리는 순간, 두 부자가 이별하게 되는 바로 그때에 대니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사랑과 꿈이 있던 마지막 거주 마을을 향해 내달린다. 감정을 좀체 드러내지 않던 대니의 표정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무심한 표정으로 일관된 리버 피닉스의 얼굴에 슬픔과 기쁨이 동시에 드러나는 엔딩. <허공에의 질주>는 불행과 행복이 겹치는 이중 결말을 상상하게 하는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시절의 리버 피닉스를 향한 향수 또한 불러일으킨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옥의 묵시록>(197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