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와 숫자들 '낮은 침대' 노래소설

by 강민영

얼마 전 꿈에서 그랬던 것처럼 나를 다시 안아줘.

현실에서 내가 그러지 못했으니까 꿈속에선 내가 너를 안아줄게.


내가 그러지 못했던 순간들, 내가 나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순간들, 그 모든 것들이 '신뢰'라는 단어의 화살이 되어서 나에게 돌아올 때 내가 늘 느껴야만 하는 참담한 감정들, 그리고 그 감정의 연장선들. 그 어떤 성질의 화살이라도 나에게 퍼부어지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면서도, 멈출 수 없어서 또 그 자리를 맴도는 찰나의 감정들. 마치 가파른 절벽에 내몰린 것처럼 물살이 너무 빨라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고장나버린 통통배 위에 앉아있듯 시간이 흐르기만을 아주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것. 간절히 또 간절히, 현재의 끝을 종잡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1년 2년 뒤 스스로에 대한 커다란 계획을 발단으로 그것만을 바라보며 현재가 빨리 사라져 버리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미련한 순간들. 갖가지 쓸데없는 기대를 담고 또 모아서 매일 우체통을 바라보는 심정으로 부푼 하루를 시작하는 헛된 욕망의 순간들. 확인하고 싶어 하고 확인받고 싶어 하는 어리석음이 정신을 점점 피폐하게 만든다. 애초에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이 요즘엔 너무 잦게 나를 찾아와서 그 빈번한 감정의 미련을 견디기 힘들다.


다시 한번 딱 한 번만, 단 한 번만, 제발.


간절한 눈빛으로 건네는 그 몇 마디에 잠에서 깼다. 단 그 몇 마디가 아주 깊게 자던 피곤에 절어있는 나를 깨웠다. 던져버렸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그 간절함이, 그 소원함이, 바라보는 사람을 너무 힘들게 만들어서 보는 내가 숨이 다 막힐 정도로, 배가 되는 벌을 받을 걸 알면서도 놓아버린 줄을 아주 기를 쓰고 사지를 다쳐가며 온 몸에 생채기를 내가며 다시 찾기를 바라는 인간의 어리석음.


글, 말, 그림으로도 전달되지 않는 마음은 그냥 삼켜버려야 하는 걸까. 그냥 흘려버리면 조금 마음이 편하게 될까. 물 흐르듯 흘려보내면 괜찮다는 말도 그저 말 뿐이다. 언제고 그게 가능했던 적이 있었을까.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그 쉬운 말을 믿는 수밖에.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어디에 담겨도 담아지지 않을 것 같은 말들, 감정들, 그리고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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