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요즘은 별 생각이 없다.
반포기 상태다.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은 여전하지만,
동시에 ‘나는 짝이 없는 짚신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받아들이는 중이다.
누군가는 한평생 둘도 없는 짝을 만나 함께 살아간다.
그렇다면 그런 짝이 없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
그리고 어쩌면, 그중 하나가 나일 수도 있다.
수많은 무난한 사람들 중,
누군가를 ‘선택’하고 ‘맞춰가기’로 결심한다는 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모두 각자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고,
그건 결국 내가 직접 부딪혀보며 겪어나가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겪어낼 만큼
남은 감정도, 열정도 많지 않다.
‘이 사람이다’ 하고 직감할 만한 운명 같은 만남을 기대하기엔
나는 너무 현실적인 나이가 되어버렸고
‘이 사람을 만들어가야겠다’는 각오로 연애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애써서 마음을 쏟고, 상처를 견디고, 기대를 조절하고, 그 모든 걸 반복할 자신이 없다.
‘내 아이의 아버지가 될 사람’이라는 이상적인 존재를 상상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존재가 정말 있을까, 회의가 든다.
사실은 그보다 더 먼저,
내가 과연 ‘내 아이의 어머니가 될 사람’인가?
그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내가 있다.
나는 너무 많이 지쳐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