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능이백숙보다는 불닭볶음면에 가까운 사람이다.
깊고 묵직한 맛보다는 자극적이고 확실한 맛.
차분한 고요보다는 화끈한 불꽃.
내 연애 스타일도 그렇고, 생각하는 방식도 그렇다.
나는 꽤 개방적인 편이고, 연애에서도 스스로를 숨기지 않는다.
자유로운 활동 반경과 솔직한 감정 표현,
그게 내 방식이었고, 불닭볶음면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문제는, 나는 불닭볶음면이면서
능이백숙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속이 따뜻하고, 기복이 적고,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은 안정적인 사람.
그런 사람은 보통 능이백숙끼리 만나는 것 같고,
내가 그들 눈에 들기엔
너무 뜨겁고, 너무 강하고, 너무 낯설지도 모른다.
그들은 내 향을 맡고
“어우, 맛은 있겠지만 매울 것 같아” 하고는
슬쩍 젓가락을 거둔다.
주변 친구들은 말한다.
“결혼을 하고 싶다면,
적어도 능이백숙처럼 보이도록 꾸며야 해.”
포장지를 바꾸라는 거다.
처음부터 불닭볶음면이라는 걸 들키면
남자들이 놀라서 도망간다는 충고도 곧잘 따라온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누군가와 인생을 함께하게 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 안의 불꽃을 감춘 채,
평온한 척, 조용한 척,
그렇게 꾸며야만 사랑받을 수 있는 관계라면
그건 결국 ‘나’로 사랑받는 게 아닌 것 아닌가.
불닭볶음면인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해주는 사람은 없는 걸까.
매워도 좋다고,
그게 너라서 좋다고 말해주는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