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태양을 있게 하는 소중한 행성들 : 나를 태양에, 나를 있게 한 감사한 이(것)들을 행성에 비유해 한 명 한 명에게 감사를 건넨다.
네 번째 행성. 화성.
나의 꿈들에게 전하는 감사.
이번에는 '시'를 빌렸다.
화성
영화와 소설의 소재로도 많이 사용되는,
태양계 행성 중 우리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끈 행성.
지구에 가까이 있고,
여러 가지 에피소드에 의해 생명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되어
신비감과 공포감을 동시에 가져다준 행성.
조천읍 신촌리 죽도 산책길 _ 이 길을 산책하며 아직까지 놓지 못한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한다.
꿈
신비하고 놀라운
미지의 세계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깐족 대마왕
간절히 바라도
이뤄지지 않는
절망과
이대로 평생 영원히
주어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공포를
안겨주기도 하는
너는
꿈
너는 이루어질까?
소아과 의사
내가 가졌던 첫 번째 꿈은
소아과 의사
꼬꼬마 아이가
더 꼬꼬마 아이를 좋아했던
꼬꼬마 시절
공부 잘하는 사람은
다 의사가 되는 줄 알았던
꼬꼬마 시절
좋고
대단한 것이
합해져
내 꿈이 되는 줄 알았던
꼬꼬마 시절
크면서 알았지
난 착한 꼬꼬마만 좋아하는구나
또 의대를 갈 정도로
공부를 잘하지는 못하는구나
형용사
꿈은 직업이 아님을
알게 되었던 어느 날
'꿈은
직업이 아니라
형용사란다'
책에서 읽었던 멋진 구절을
마음에 담고
품었던 나의 꿈
나의 꿈은
세계를 누비며
사람과 환경을 살리는
멋진 사람이 되는 것
그런데
조금 더
구체적인 형용사여야 했어
영화
노량진 고시원 시절에도
주 1회는 용산으로 가서
영화를 봤어
그러니 시험에 떨어졌지
수험생 시절
한 영화제 일반 심사위원 합격했는데
수험생이 이래도 되나 싶어
포기했어
그때 공부를 접었어야 했어
좋아하는 게
직업이 되면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안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으니
더 힘들더군
글쓰기
남들이 부러워하는
공공기관 정규직
글 쓴다고 때려치우고 나왔어
누가 책 안 내주면
내가 내야지
출판디자인도 배웠어
지방에 와서
최소한의 밥벌이해야지
이런저런 자격증도 땄어
5년이 지났는데
써놓은 원고가 20장도 안돼
그 시간 동안 글이나 쓸 걸
그래도 얻은 건 하나 있어
성실이 능력이라는 거
가장 중요한데
정말 어려운 능력
평범
마흔이 되면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초등학생 즈음되는
아이 둘이 있는
엄마가 되어 있을 줄 알았어
그게 당연하고 평범한 일인 줄 알았어
결혼 6년째 접어드는 지금
시험관 세 번 피검사 세 번
수치가 0이라 비임신입니다
통보를 받는 날마다
눈이 팅팅
머리가 지끈
아파올 때까지
대성통곡하는 나를 발견
괜찮을 줄 알았는데
괜찮아지지 않는 일이더라고
그냥 마음이 잠시 추스러지는 거였어
지금 내 꿈은
세 가족이 되는 것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여기며
평범이 쉽지 않은 오늘의 삶을
감사함으로 살아가는 것
변심
생각이 바뀌었어
나의 꿈은
세 가족이 되는 게 아니야
그냥 오늘을 사는 것
아니
오늘만 잘 사는 것
아직도 어렵지만
성실하게
앗
브런치 공모일이 다가오고 있는데
한 달이 넘게
생각만 하고
글은 쓰지 않았어
오늘에서야 후다닥
퇴고를 하고 있지
역시 난
벼락치기에 강해
다시 생각이 바뀌었어
성실 말고
내가 잘하는 벼락치기로
오늘만 살래
매일의 벼락치기가 쌓이면
나름의 성실이 되지 않을까
라는 궤변을 늘어놓는 오늘
오늘도 잘 살았다
2021년 4월 8일
2022년 10월 17일 변심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