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쓸 만한 조과장 Oct 28. 2022

한가지가 아쉬웠던 취준생의 3가지 유형

멘토님, 저는 왜 취업이 안될까요?


많은 학생들이 본인의 최종 교육과정을 마치면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을 생각한다. 당연스럽게 좋은 회사에는 많은 학생들이 몰리게 되고, 그 회사의 경쟁률이 높아진다. 공기업 공공기관 쪽은 매년 차이는 있으나 통상 사무행정 직무를 기준으로 100 ~ 200:1 사이 정도 경쟁률이 발생하는 거 같다.


경쟁률이 높아 보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그렇지도 않다. 경쟁률은 단순 숫자에 불가하다. 결국 합격은 그 안에서 준비한 사람들만의 리그이다. 무한경쟁이라고 하지만, 정확히는 준비한 사람들 간의 경쟁이다. 그걸 아는 취준생들은 더 많이 준비를 한다. 남들이 갖춘 건 기본으로 하면서 인터벌을 벌리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왜 누군가는 똑같이 노력했다고 하는데 취업을 하고 누구는 안될까. 누구는 같은 강의를 들었는데 되고 누구는 안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와 운은 재껴두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멘토로서 2년 반 동안 학생들을 쭉 만나보며 안 되는 이유를 3가지 정도 유형으로 분류해봤다.


서두를 듣고 오해할까 봐 얘기한다. 안 그래도 취업이 힘든 시기다. 취업 안 되는 사람들의 특징을 유형화해서 누군가의 노력을 단편적인 시각으로 보는 건 절대 아니다. 좀 더 취준생들이 쉽게 접근하기 위해 특징들을 분류해본 것이다. 이를 참고로 글을 읽어주면 좋을 거 같다.



1. 의지는 있는데 노력을 안 하는 유형


취업시즌이 되면 그래도 대부분 자소서는 쓰고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은 준비해본다. 여기서 취업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내게 필요한 교육을 찾아 듣고, 인턴을 해보는 학생들은 기본적인 의지가 있는 친구들이다. 생각보다 막연하게 준비하고 원서 넣으면서, 떨어지면 "아 취업 너무 어렵다~"라고 하는 취준생들도 꽤나 있다.


이렇게 의지가 있는 친구들이 막상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그만큼 노력을 안 할 때가 있다.  본인이 무언가를 시작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이후 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한 노력은 부족한 유형이다. 우리 일상 예를 들면 헬스장을 끊고 헬스장은 가는데 막상 해보니 힘들고 해서 하는 척하다가 자기만족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해온 캠프에서는 보통 8명당 1~2명씩은 있는 유형이다. 과제를 내주면 과제는 해온다. 근데 뚜껑을 열어서 보면 노력이 안 느껴진다. 딱 봐도 몇 분 고민하고 쓴 정도, 아니면 고민은 해봤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과제다. 물론 본인이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기업은 모두를 수용할 만큼 자리가 많지 않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런 유형이 생각보다 바뀌기가 쉽지 않다. 이건 뒤에서 설명하는 방법론적이거나 조언이 필요한 게 아니라 태도를 변화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주어진 상황을 대하는 태도, 취업을 준비하는 노력은 본인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그래야 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나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노력을 쉽게 평가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합격한 사람들도 절대 쉽게 다 운으로 얻어진 게 아니라는 걸 생각해야 한다. 취업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노력의 정도를 좀 더 객관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나는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도 스스로를 다시 한번 돌아보며 점검해보면 좋을 거 같다.



2. 노력은 하는데 방법이 잘못된 유형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도 있고 그만큼 노력도 하는데 생각만큼 결과가 잘 안따르는 유형이다. 남들이 하는 교육도 듣고, 자격증도 따고, 인턴도 수료했는데 자소서만 넣으면 떨어진다거나, 채용전형에서 예상치 않게 좋지 못한 결과를 받는다. 노력을 했는데 성과가 안 나오니 "아~내 적성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런 유형들은 이렇게 생각해보면 좋을 거 같다. 다이어트해 보려고 연예인 식단을 따라 해 보는데 살이 안 빠지는 사람, 몸 만들고 싶어서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하는데 생각만큼 몸이 안 나오는 사람. 친구보다 더 많이 독서실에 있었는데 시험 보면 성적은 친구보다 안 나오는 사람. 즉 누군가의 방법이 잘못된 유형이다.


캠프를 운영하다 보면 가장 많이 보이는 유형이다. 사실 캠프가 현직자로부터 실무를 배우고자 만든 거니, 실무 문제를 푸는 것이 모르는 게 당연하다. 그래도 이런 친구들은 노력을 하다 보니 과제에 고민의 흔적들이 많이 느껴진다. 다만 실무자의 관점으로 제출한 과제를 보면 개선할 부분들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그런 점들만 잘 피드백해줘도 금방 변화된 모습이 보인다. 일단 본인이 의지가 있고 이 의지를 지속할 만큼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방법만 알려주면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피드백도 빠르게 반영된다. 그래서 멘토로서도 알려주기가 편하다. 캠프를 마칠 때가 되면 변화된 모습이 인상적인 유형이다.


다만 여기서도 피드백이 꼭 기술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피드백도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본인 것으로 만들려는 태도가 있어야 효과가 있다. "그거 다 아는 건데"라고 접근하면 변화가 없다. 좀 더 경험이 많은 사람의 피드백을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있어야 변화가 일어난다.



3. 취업에 자신감이 떨어진 유형


남들만큼 노력도 했고 외부로부터 첨삭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최종관문에만 가면 떨어진다. 그렇게 떨어지다 취준 기간이 길어진다. 남들은 다 붙었는데 나만 뒤처지다 보면 불안한 마음에 인턴도 계약직 자리도 알아본다. 그런데 그것 마자도 잘 안된다. 이런 시간이 반복되며 자연스레 취업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다.


이런 분들은 캠프를 참여한 인원 중에는 많지 않다. 기본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내가 강의하는 내용은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과제를 내주면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잘해온다. 실무에 가서도 잘 적응할 것이 예상이 된다. 그럴만한 역량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유형이다.


매사에 열심히 하다 보니, 이런 친구들이 불합격 통보를 받게 되면 그 충격도 크다. 물론 이러한 충격을 통해 본인의 단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것은 좋다. 다만 최종 합격이라는 것이 다른 채용전형을 통과하고 통과한 최종 1.5~3 배수 중에서 인원을 뽑는 것이기에 약간의 운과 주변인의 변수도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 것을 간과하고, 본인이 남과 비교해서 부족한 것만 채우려고 하다 보면 장기 취업의 늪에 빠질 수가 있다. 그래서 이런 친구들을 대할 때는 자신감을 키워주려고 노력한다. 물론 필요한 조언도 준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무기력하게 보내지 않게끔 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기에 노력이 헛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믿어야 한다. 그래야 면접 때 본인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한 색깔이 한번 더 면접관에 눈에 들어오게 하는 요인이 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지치지 말고 끝까지 달려가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그동안 캠프를 진행하며 아쉬웠던 3가지 유형을 돌아봤다.


앞서 얘기한 거처럼 취업이 생각만큼 잘 안 되는 것에는 외부적인 요인도, 운 적인 요인도 작용을 한다. 여기서는 그런 요인들은 배제하려고 했다. 그동안 수백 명의 학생들과 캠프를 진행하며 멘토로서 느꼈던 봐왔던 것들. 이를 바탕으로 그들과 앞으로 취업준비를 하는 이들이 더 잘 되기를 바라서 쓴 글이다.


이렇게 유형을 정리하다 보니 꼭 취업에만 한정된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본인의 노력, 외부의 조언, 그리고 마인드셋,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많은 부분에 적용되지 않을까 싶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취준생, 혹은 목표에 있어 장애물을 만난 사람들이라면 이 글을 읽고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