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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쓸 만한 조과장 Nov 29. 2020

유튜브와 사회적거리를 두기로  했다

유튜브와 때 놓을 수 없는 일상

최근 회사에서 EAP의 일환으로 HRV 검사를 받았다. HRV는 심박 변이도 측정이라고 하는데 간단하게 몸의 누적된 피로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손가락 마디에 장치를 연결하고 몇 분이 지나자 나의 심박 변이도에 따른 스트레스 지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평소 저녁에 잠을 잘 못 주무시죠?. 스마트폰 보고자시나요?"


"아 네 잠이 안 올 때 습관이 돼서 보고 자는 거 같아요"


"스마트폰을 보고자면 뇌가 완전히 회복할 수 가없어요. 스마트폰 30분 보고 자는 게, 자기 전에 소주 2병 마시고 자는 거랑 피로도가 똑같은 거 아시나요?. 스마트폰을 보고 자는 건 뇌가 지쳐서 잠이 드는 겁니다"


"아넵...."


상담사 말처럼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보고 자면 다음날 개운하지 않다. 스마트폰 그만 봐야 하는데 생각이 들지만 또 자기 전에 안 보기가 쉽지 않다. 습관이 되었다는 대답도 곱씹을수록 씁쓸해지는 거 같다. 회사생활에 익숙해지고 사람 만나는 게 귀찮아질수록 자연스레 퇴근 후에 스마트폰을 많이 보게 된다.


그중에서 특히나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유튜브이다. 유튜브는 전연령을 통 들어서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 순위에 1위다. 작년에 나온 통계자료를 보더라도 앱 중에서 유튜브 이용시간이 전년대비 가장 많이 증가하였고, 2위인 카카오톡이랑 격차가 크게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와이즈 앱 연령대별 안드로이드 이용 앱 분석, IT동아 19.9.10.>


유튜브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유튜브에는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있으며 이러한 정보들을 누구나 제약 없이 업로드하고 볼 수 있다는 크나큰 장점이 있다. 다만 어느 순간 내 의지와 관계없이 내가 보고 싶지도 않는 영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내 할 일을 못하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해진 시간만 영상을 보면 좋은데, 보다 보면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이상한 곳(?)에 데려가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1시간을 훌쩍 넘기는 경우들도 종종 있다. 안 보겠다고 다짐을 해도, 술 담배처럼 나쁜 것도 아닌데 좀 보는 게 어때 하며 보기도 하고, 회사가 힘든 날에는 힘든 것들을 잊고 싶어 무의식적으로 유튜브를 찾기도 한다.

유튜브 알고리즘 짤

사실 아예 유튜브를 안 보자니 유용한 정보들도 많이 있고 사회에서 혼자서 너무 동떨어져 지내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코로나로 사람들 만나기도 어려운데 유튜브까지 안 보면 뭔가 더 갑갑해지는 느낌도 든다. 무의식적으로 유튜브 보는 시간도 줄이고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내는 방법을 없을까?


#유튜브 구독 채널만 들어가기


지금도 꾸준히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유튜브 구독 채널만 들어가기이다. 생각보다 유튜브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내 의도와 관계없이 추천 영상을 보는 시간이다. 유튜브 홈에 비밀을 숲이 떠서 보다가 이선균 추천 영상을 보고, 어느새 아프리카 오소리 영상(?)을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특히나 요즘에는 짧은 스토리 영상이 홈에 있어 자연스레 보다가 관련 영상들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나보다 유튜브가 내가 원하는 것을 더 알아가는 거 같아 무섭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유튜브에 접속할 때 의식적으로 홈이나 탐색 버튼을 누르지 않고 바로 내가 구독한 채널만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불필요한 영상에 시간을 덜 할애하고, 최대한 내가 보고 싶은 영상들만 보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유튜브 영상도 최대한 자기 계발로 활용하기 위해 먹방, 영화 등 흥미위주의 채널보다는 재테크, 동기부여, 책 소개, 강연 등 내 일상에 도움이 되고 필요한 정보 위주로 구독 채널을 정리해 놓았다


(어차피 이래도 흥미위주의 영상들을 알아서 궁금하면 찾아보게 되니까...)


"좋아요"도 모든 영상에 누르지 않고 내가 다음에 꼭 다시 보고 싶은 영상 위주로 "좋아요"를 누른다. 그래서 가끔은 래서 볼 영상이 없을 때 의미 없이 스크롤을 내리기보다 보관함에 들어가 좋아요를 클릭한 영상들을 본다. 5~10분 책 소개나 강연 영상들 위주로 좋아요를 누르는데 출퇴근길에 음성만 듣기에 딱 좋은 거 같다.


#유튜브에 접속하지 않는 날 정하기


두 번째로 유튜브에 접속하지 않는 날 정하기이다. 모바일로 유튜브에 들어가면 "시청시간"이라는 버튼이 있다. 시청시간에는 내가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얼마나 봤는지 통계자료를 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지난주에 6시간 30분 봤다고 기록되어있는데, PC로 본 시간을 합치면 10시간 좀 넘을 거 같다.


하루에 유튜브 보는 최소 시간을 정하여 운영하는 것도 좋지만, 실제로 시도해보면 잘 지키기가 어렵다. 그래서 아예 1주에 1번 유튜브 접속하지 않는 날을 정하였다. 하루에 시간을 정해도 한번 뇌에 자극이 들어가면 영상 보는 시간을 끊기가 쉽지 않다. 또한 추천 영상의 유혹이 생각보다 강력하다...


그래서 아예 유튜브에 접속하지 않는 날을 정하여 그날은 유튜브를 켜지 않고 다른 활동에 집중하여 지낸다. 처음부터 며칠을 안 보는 건 실천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최소 일주일의 1일부터 시작하면 좋을 거 같다. 실제로 주말 하루정도 유튜브를 안 보고 지내봤는데, 생각보다 할 일이 많고 더 생산적으로 하루를 보내게 되는 거 같다.


코멘토 피드백도 하고, 책도 읽고, 강의도 준비하고, 오랜만에 밀렸던 글도 쓸 수 있게 되었다. 하루정도 유튜브만 안 켜도 하루에 남는 시간이 이렇게 많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 활용도가 높아진다. 아애 안 보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도 하루에 한 번으로 시작하며 "오늘만 참아보자" 하며 실천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제대로 쉬기


사실 무의식적으로 보는 유튜브 시간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제대로 쉬고 즐길 수 있는 활동들을 찾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말 시간을 보내는 것 중에 하나가 침대에 누워서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이다. 따신 이불속에서 유튜브를 보며 귤 까먹으면 참 평온하기는 한데 제대로 쉰다는 기분은 안 든다.


제대로 쉰다는 것은 뇌가 쉬는 것이다. 유튜브에는 자극적인 영상들이 많이 있는데 이를 계속 무의식적으로 보다 보면 뇌는 더 피로해진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에도 하루 종일 유튜브만 보다 보면 시간도 빨리 가고 몸은 편한데 낮잠을 자면 푹 자지 못하고 하루가 지나고 나면 뭔가 개운한 기분이 안 들 때가 있다.


오히려 조금은 귀찮더라도 나와서 뛰며 바람도 쌔고, 못 본 책도 읽고, 아니면 글을 쓰거나 할 때 머리가 더 정리되면서 에너지가 회복되는 느낌이 든다.  제대로 쉬기를 잘하기 위해서 우선 내가 어떤 활동을 했을 때 푹 쉰다는 느낌이 들고 그 활동을 다했을 때 에너지가 회복되는지를 찾아야 한다.


또한 습관적으로 다른 활동을 하다가도 유튜브를 보게 될 때가 있기에 유튜브 설정에서 채널 알림, 맞춤 동영상, 구독 알림 수신 등을 다 비활성화시켜 놓는 것이 좋다. 내가 에너지를 얻는 활동들을 늘리고, 이러한 활동들이 뇌도 유익하다는 학습이 되면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유튜브를 보는 시간을 멀리하게 될 수 있다.



이제 유튜브는 인간관계처럼 이제는 우리 삶에서 때 놓을 수 없는 존재가 돼버렸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유튜브에 끌려다니지 않고, 적정한 선을 유지하며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내가 유튜브와 조금은 거리를 두고 싶어 쓰는 나에 대한 다짐이자 약속이다. 글을 쓰다 보니 퇴근길에 항상 유튜브와 함께하고, 주말에도 유튜브만 보다가 할 일들을 저 뒤로 미루게 되는 나를 조금 반성하게 되는 거 같다. 유튜브와 조금은 거리를 두고 싶은 분들이라면 하나씩 실천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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