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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쓸 만한 조과장 Dec 21. 2020

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

책 리뷰

*이 글은 출판사의 책 후원을 통해 작성이 되었습니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남들보다 먼저, 빨리 가는 게 괜찮은 인생이라고 여겼던 것 같다. 시간에 쫓겨 김밥으로 때우는 날이 많아질수록, 나는 꽤 열심히 잘 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 p99

그런 순간이 있다. 열심히 달리다가 발에 무언가가 딱 걸린 기분.


앞만 보며 달려가다가 멈추어 모습을 돌아본다. 난 분명 열심히 살아왔는데 지금 행복하지 않지? 마치 이 세상 속  작은 부속품처럼 자신이 초라해질 때가 있다.

 

발에 무언가가 걸려서 멈췄을 때 나는 스스로에게 쉬어도 된다는 말을 쉽게 건넨 적이 있었을까.  혹은 누군가 달려가려는 내 손을 붙잡고 잠시 앉아서 쉬자고 물을 건네준 적이 있었을까. 나는 왜 앞으로 달려가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을까.

오늘도 개미처럼 일하는 우리. 잘 살고 있는 건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이며, 그게 도대체 뭐기에 서로서로 잘 살자고 혹은 나 대신 너라도 제발 잘 살라고 이야기기 하는 걸까. -p100

우리는 각자만의 목표가 있다. 각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으며, 그곳을 달려가는 속도가 다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누군가와 비교하는 나를 발견하고는 한다


누구는 차를 샀다고 하고, 누구는 집을 매매했다고 하고, 누구는 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다고..


뭐가 중요해. 나는 나의 길이 있어 생각하면서도 말처럼 마음이 따라주는 게 쉽지만은 않다. 어쩌면 나 또한 누군가와 비교하며 앞으로 달려가고 있던 것은 아녔을까. 누군가보다 앞서간다는 걸로 내 행복을 채우고 있었던 건 아녔을까.

누군가는 일하며 행복을 찾고, 누군가는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다시 말해 그저 각자의 인생을 즐기면 그만인 거다. 누구 하나 말해주는 사람 없으니 나라도 해야지. 가볍게 살아, 때로는 막살아도 괜찮아. -p101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힘들 때는 쉬는 법을 알고, 달리고 싶을 때는 어떻게 달리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각자만의 페이스로 인생을 즐길 수 있으니까 말이다.


나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누군가와 함께 달려왔던 거 같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기대 속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주저앉기도 하면서.


 발에 무언가 계속 걸린다면 쉬어가자는 의미로 받아들이자. 우회해도 괜찮고, 다시 돌아가도 괜찮다고. 이제는 너의 페이스로 다시 걸어가라고 마음이 전하는 메시지로 받아드리면 어떨까 8177612


그 길이 꼭 남들이 가는 길일 필요도 없고 어려울 필요도 없다. 그냥 가끔은

"가볍게 살자. 때로는 막살아도 괜찮아"

   

라고 건내주고 고싶다


위 글은 장예원 아나운서가 쓴 "클로징 멘트를 했다고 끝은 아니니까" 읽고 쓴 나의 짧은 소회이다. 감명 깊은 장들을 접어 놨는데, 그중에서 박스 안에 문장들이 가슴속에 콕 박혀서 감상을 적어봤다.


작가는 이 책을 오늘도 적응 중인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라고 소개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사회생활 4년 차에 접어든 내게도 여러 의미를 건네주었다. 허겁지겁 뛰어다니며 고개를 푹푹 숙이고 다녔던 1년 차가 떠올랐고, 조금씩 업무가 눈에 들어오면서도 조마조마하며 출근했던 2년 차도 그려졌다.


그리고 지금. 회사생활 4년 차를 맞이하며 나는 어디쯤 와있나 돌이켜보게 됐다. 알게 모르게 일을 통해서 성장한 부분도 보이고, 한편으로는 앞으로 회사생활에서 어떤 걸 성취할 수 있을까 고민도 드는 거 같다. 이제는 연차가 적지 않은 시기에 접어들면서, 주변 선배들의 걱정들이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시기인 거 같다.


책을 읽으며 또 많이 공감되었던 부분은 인생에 대한 생각이었다. 참 두리뭉실하고 보편적인 결론일 수도 있지만,  인생이라는 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밥을 먹고, 주말에는 공기 좋은 곳으로 산책 독, 퇴근하고 맥주 한잔하며 친구와 고민을 나누는, 그런 소소한 일상이 아닐까 싶다


성공도 하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소중한 사람들도 내 옆에 두고 싶지만, 큰 목표에 시달려 내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을 놓치며 살고 싶지는 않다. 소소한 일상이 하루를 만들고, 그 하루하루가 쌓여 나를 만드는 거니까.  앞으로 내 인생에 또 비슷한 고민의 순간이 온다면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을 거 같다.  


대단한 답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내 인생을 오롯이 집중하고 싶다는 작가의 말에 나도 용기를 얻게 된다.  오늘도 힘든 하루를 보내고 퇴근한 나에게 잠시 휴식을 청하며 내년을 다짐해본다. 연말이라 바쁜 일을 마쳐서 그런지 그 어느 때보다 쉼이 달콤하다. 바쁘게 살아온 나에게 짧은 휴식을 선물해주면 어떨까

"잠시 쉬어간다고 끝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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