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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쓸 만한 조과장 Feb 20. 2022

어김없이 주말에 홀로 카페를 가는 이유

오늘도 어김없이 주말에 홀로 카페를 왔다. 집에서 버스로 3분 거리에 있는 스타벅스는 어느새 내 단골 카페가 됐다. 가급적이면 운동삼아 걸어가려고 하지만 오늘같이 한파가 들이닥친 날씨에는 '버스는 이럴 때 타라고 있는 거야' 생각하며 급히 지나가는 버스를 잡아본다.


스타벅스에 도착하면 1년은 안 본 듯 할 얘기들이 많은 분, 커피에 케이크에 쿠키까지 한 끼 식사를 하려는 분, 카페에 왜 왔는지 모르겠는데 스마트폰 보며 둘러앉아 있는 분들을 볼 수 있다. 항상 카페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코로나 걱정은 뉴스 댓글창에서만 하는 거 같다. 그만큼 주말 카페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나는 평소와 같이 가장 편한 차림(청바지+맨투맨+롱 패팅)에 백팩을 메고 카페에 왔다. 혼자 있으면 눈치가 보일 거 같지만 생각보다 나처럼 홀로 와서 커피 하나 시키고 할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주로 노트북으로 해야할들을 정리하는데, 이어폰을 끼고 문제집을 푸는 사람들을 보면 취준 때 생각이 나곤 한다.


취준생도 아니지만 주말마다 이렇게 카페에 오는 이유는 해야 할 일들을 하기 위함이다. 집에만 있으면 침대에 몸을 맡긴 채 어느새 5시를 향하는 시곗바늘을 보며 일어날 내 모습이 뻔히 보인다. 이미 수 없이 집에서 할 일들을 해보려고 해 봤지만 실패했기에 이제는 추리한 모습이라도 일단 무작정 카페로 간다.


카페에 있으면 일단 집에서 보다는 생산성이 높아진다. 5000원짜리 커피도 시켰고, 추운 날에 벌벌 떨며 여기에 온 노고가 있어서라도 뭐라도 하고 가려고 한다. 적어도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쉼 없이 볼 일도,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을 일도, 배고프다고 냉장고를 뒤져볼 일도 없으니 이것만으로도 생산성은 배가 된다.


주말이 되면 평일 일한 피로에 집에서 무기력하게 보내고 싶기도 하고 그동안 못 봤던 친구에게나 연락해서 시간을 달래고 싶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홀로 카페로 향하는 이유는 지금 해야 할 일을 알고 있고, 그 일들을 해야 조금 더 내가 원하는 나은 미래를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6년 전 어찌어찌하여 공공기관에 취업을 했다. 취업을 하면 어느 정도 걱정들이 해결될 줄 알았는데 그건 큰 오산이었다. 딱 내 밥벌이는 스스로 할 수 있을 정도 일 뿐, 내 집 마련이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 그 어느 하나도 해결해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회사에 갇혀 일하면 일할수록 불안감만 커져갈 뿐이었다.


그런 불안감이 커질 때 술 한잔은 이 불안감을 씻어내리기에 딱 좋은 소나기와 같았다. 마시다 보면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사는구나, 아이 그래도 나는 아직 젊으니까 괜찮구나. 하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지낸 시간 속에서, 내가 얻은 것은 별로 없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홀로 주말에 카페로 향했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일단 무작정 가서 이것저것 세상 돌아가는 이슈들을 정리하고, 글을 써 내려가고, 재테크를 공부하고,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갔다. 하루의 괴로움을 넘기는 술 한잔보다는, 쓴 커피를 넘기며 손을 바삐 움직이게 더 나을 거 같았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변화를 습득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걸 이제는 너무나 잘 안다. 단순히 재테크에만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것인가'. '미래 위기상황에 대한 대처가 되어있는가' 등 인생에 있어 모든 질문에 해당되는 얘기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는 준비된 자에게는 놀이터이지만 준비되지 않는 자에게는 끔찍한 전쟁터이다. 이미 중고등학교 6년, 대학 4년을 거치며 겪어보지 않았는가? 노력과 과정에 따라 보상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 따라 보상해주는 사회라는 것을. 


그 결과가 달라지게 하려면 지금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노력들을 한다. 끊임없이 내가 해야 할 일을 찾고, 사회의 트렌드와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내게 필요한 역량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냥 안주하고 싶은 것은 결국 미래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누군가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아? 그렇게 살면 안 힘들어?


라는 질문을 했을 때.


'안 힘들게 살고 싶으니까, 그래도 노력이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어?'라고 답을 주고 싶다. 



이렇게 말을 하고 좋은 글만 쓰면 되게 열심히 사는 거처럼 보이는데, 사실 나도 엄청 게으른 사람이다... 운동도 자주 빠지고 주말에 늦잠도 많이 자며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경우도 태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노력은 해보고 싶다. 운동을 빠지면 다음 주에는 좀 더 운동을 가자라고 다짐해보고, 늦잠을 자면 오늘은 좀 더 알차게 시간을 활용해 보자 생각하고, 내일로 할 일을 미루면 내일은 잠을 줄여서라도 끝내는사람이 되고 싶다. 


딱히 성과도 안 나오고, 담날 출근할 기분에 잠도 잘 안 오고, 이렇게 살 필요가 있나 싶은 평범한 30대이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이렇게 투자한 시간이 미래에 헛되지 않을 거라는 걸 증명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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