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김 말고
최근에 강철부대 2가 방영하면서 첩보부대인 HID에 대한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놈의 방송국 사람들은 왜 이리 몸 좋고 건장한 남장네들을 불러 평범하게 잘 사는 사람을 오징어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최전선에서 목숨 바쳐 우리나라를 지켜주는 군인들을 알리는 방송의 순기능도 있어 마냥 비난할 수는 없지만, 웃통 벗고 참호전투를 하는 기사를 보면 순간 홈페이지에 들어가 청원을 날리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여하튼 이렇게 HI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기사 제목에서 오랜만에 보게 된 배우의 이름이 있었다. 우리나라 대표 미남이라 불리는 '원빈'이다. 사실 워낙 활동이 없어서 배우라는 직업을 쓰기도 민망한 배우이기는 하다. 2010년 아저씨를 찍고 11년 남우주연상까지 받았지만 그로부터 12년간 작품 활동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그의 작품 활동과 근황을 궁금해하고 있다.
나 또한 원빈이라는 배우를 좋아한다. 왜 좋아하냐? 잘생겨서 좋아한다. 외모며 비율이며 아저씨에서 보여준 액션신이며, 남자들이면 그래도 솔직히 한 번쯤이며 원빈 외모로 살아보고 싶다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솔직히) 시대가 변함에 따라 미남의 대한 기준도 바뀌고 송중기, 차은우 등 새로운 미남스타들이 뜨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미남 탑은 원빈이라고 생각한다.
원빈은 오랜 기간 작품 활동이 없지만 커피, 의류, 화장품, 제약회사 등 많은 CF를 통해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7년 전 이나영과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지금 나이는 46살이니 진짜 아저씨가 되긴 했다.(모델 화보를 보면 아저씨가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게 원빈 외모로 살아보고 싶다는 이야기인가? 그런 건 아니다. 원빈 근황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딱 하나 정말 부럽다고 생각한 게 있었다.
그건 바로 '경제적 자유'이다.
뜬금없이 웬 경제적 자유가 부럽냐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원빈처럼 삶을 살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다만 기사를 통해 그의 삶을 보면 수십 년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아도 안정적이며 시간적인 자유가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소득자 세율은 적용하더라도 최소 400억 이상의 자산가라는 기사 내용이 있으니, 앞으로 죽을 때까지 일을 하지 않더라도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을 거 같다.
뭐 연예인들 중에 이런 부를 누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톱스타들이 삼성동에 건물을 투자하여 얼마 시세차익을 누렸다더니, 자산이 몇 백억 이라니 하는 내용은 주변에서 흔치 않게 듣기 때문이다. 다만 원빈이 배우로서 정점을 찍은 이후로, 특별히 안 좋은 구설수도 없으며, 최소 활동으로 지속적인 수입원을 가지고 있고, 배우 활동에 부담을 가지지 않으며 사는 모습은 다른 배우들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통해 부를 축척한 배우로서는, 어느 정도 작품으로서 많은 팬들에게 보답을 해줘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비판도 공감이 된다. 인기가 많은 배우들 중에서도 자신의 영향력과 인지도를 통해 좋은 작품을 촬영하기도 하고, 후배들을 양성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배우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빈을 좋은 배우 혹은 훌륭한 배우로서는 인정하기 어려울 거 같다.
하지만 나는 원빈을 배우로서가 아닌 경제적 자유를 누린 한 사람으로서 부럽다고 느낀다. 아무리 많은 소득원이 있어도, 내가 사는 집이 2배 이상의 상승했더라도, 내가 하기 싫은 일을 계속해야 경제적 상황이 유지되고,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면 이는 진정 경제적 자유를 누렸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찐 부자는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쓰며 일하지 않아도 원하는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실 잘 나가는 연예인 소식이 재밌긴 하지만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 얘기 같아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도 한 연예인의 근황을 보며 또 한번 내 인생도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삶' 에 대한 마음을 다져본다. 앞을 보면 남은 시간이 많은 거 같지만 뒤를 돌아보면 짧다고 느껴지는 게 인생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연예인이나 우리나 같은 삶의 시간을 부여받았으니 하루하루를 값지게 보내야 하는 건 마찬가지 아닐까
누군가는 자신의 영역에서 정점을 찍는 것이 인생의 지향점일 수 있고, 누군가는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끼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나 또한 내 삶에서 전문성을 가지며 살고 싶고, 나아가 내 능력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재능 기부하며 살고 싶다. 어느 목표를 지향하며 살더라도 그 속에서 원하는 사람들과 내가 원하는 활동을 하며 원하는 시간을 쓸 수 있는 인생의 경제적자유는 꼭 가져가길 바라본다.
그리고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오늘의 시간과 노고가 좀 더 값지게 느껴지길 바란다. 원빈의 근황을 말하며 좀 과한 메시지를 전한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아저씨 원빈의 기억남는 대사를 보내고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