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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게 Jun 26. 2021

[봄]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구근식물

히야신스, 수선화, 무스카리

추위가 남아 있는 이른 봄, 가장 먼저 땅을 뚫고 나와 꽃을 피우는 것 중 하나가 구근 식물이에요. 구근 식물은 양파처럼 생긴 알뿌리 식물로 가을에 심는 추식 구근과 봄에 심는 춘식 구근이 있습니다. 추식 구근은 봄에 자란 꽃과 잎을 통해 광합성을 하고 영양분을 구근에 저장했다가 여름에는 휴식기를 보내고, 추운 겨울동안 다음 해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봄에 꽃이 피는 구근 식물에는 히야신스, 무스카리, 수선화, 튤립, 크로커스, 알리움, 프리지아, 백합 등이 있어요. 이 구근 식물들은 두껍고 폭신한 연두색 줄기와 잎을 가지고 있어 다른 초록색 잎 소재와 섞지 않아도 모자람 없이 풍성하고 정갈한 느낌을 줍니다. 구근식물 종류만 섞어서 꽂는 것도 매력 있어요. 꽃마다 재미있는 모양과 짙은 향을 가져서 그런지 봄이 찾아오면 마당에 심을 구근을 찾아 나서는 정원 애호가들이 많아요.

Tip. 겨울을 나는 것과 같이 저온처리가 되어서 판매되는 구근은 가을에 심지 않고 봄에 심어도 꽃을 피웁니다.

화병 선택

줄기가 두껍고 부드러워서 화병 입구가 좁거나 날카롭지 않은 것으로 선택해 주세요. 줄기 길이가 대체로 짧은 편이어서 높지 않은 화병을 골라 주세요.

다듬기

구근식물은 잔가지와 잎이 없어서 손질이 정말 간단합니다. 히야신스나 수선화, 무스카리는 줄기가 단단하지 않고 무른 편이에요. 너무 무른 줄기는 사선이 아닌 일자로 절단해 줍니다. 뿌리가 달린 구근이 남아 있으면 뿌리 부분만 잠기도록 물에 담가주세요. 뿌리가 제거된 상태면 양파처럼 생긴 구근은 벗겨내면 됩니다. 남겨둬도 상관 없어요.


줄기를 자르고 나면 투명한 진액이 나와요. 진액과 줄기에서 떨어져 나온 흙, 구근 껍질 때문에 물이 금방 탁해져서 저는 처음 꽃을 담갔던 물은 바로 버리고 새 물로 갈아줍니다.

Caution. 구근 식물은 독성이 있어 먹어서는 안됩니다. 손으로 진액을 만졌다면 흐르는 물에 깨끗이 닦아 주세요. 어떤 동물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면 절대 먹지 못하게 하거나 접근할 수 없는 곳에 놓아 주세요. 동물들도 본능적으로 자기가 먹으면 안되는 식물을 알아서 가까이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고르기

개화기간이 짧은 편이기 때문에 꽃봉오리가 피지 않았거나 조금만 핀 것을 고르면 더 오래 꽃을 감상할 수 있어요.


히야신스

진한 향으로 유명한 히야신스는 웨딩 부케 꽃으로도 인기가 많아요. 양파처럼 생긴 알뿌리에서 굵은 꽃대가 자라나고, 꽃대에는 작은 꽃봉오리들이 옥수수 알갱이처럼 촘촘히 붙어 있습니다. 이 꽃봉오리들이 별모양으로 모두 피어나면 짙은 향기가 실내를 가득 채우는데, 제가 아는 꽃 중 향기가 가장 짙은 편이에요.


흰색, 크림색, 연핑크, 진핑크, 연보라, 진보라, 피치 등 꽃 색상도 다양해서 화분을 키운다면 구근에서 어떤 색 꽃이 올라올지 몰라 꽃이 필 때까지 궁금해하면서 기다리는 재미가 있어요. 색마다 향기가 다르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코가 예민한 편이 아니어서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어요.


꽃이 모두 피면 머리가 무거워져서 줄기가 잘 꺾여요. 높이가 너무 낮거나 모서리가 날카로운 화병은 피해 주세요. 줄기 한 대에 꽃봉오리가 많이 달려있는 경우 아래부터 위로 순차적으로 꽃이 피어납니다. 먼저 핀 꽃이 먼저 지기 때문에 아래쪽 꽃이 먼저 져요. 먼저 져버린 꽃들을 떼어내면 조금 더 깔끔한 모습으로 유지할 수 있어요.


수선화

수선화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는 정확히 어떤 꽃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대게는 노란색과 흰색, 크림색 꽃이 피고, 색이 섞여서 피기도 해요. 별, 나팔, 계란후라이 등이 떠오르게 하는 앙증맞은 모양을 하고 있어서 피어 있는 내내 ‘어떻게 이렇게 생겼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만듭니다. 나팔 소리를 내거나 말을 걸어올 것만 같아서 키는 작지만 존재감이 작지 않아요. 화분으로 키우면 적어도 한 달 이상 꽃이 폈다 졌다 하면서 자꾸 들여다보게 만드는 어린아이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 생명력은 매우 강하다고 하네요.


절화로는 수명이 그렇게 길지 않은 편이에요. 그래도 귀엽고 고운 자태에 저는 초봄에 꼭 수선화 화분과 꽃을 들이고 있어요. 미니 수선화, 왕 수선화, 겹 수선화 등 다양한 모양과 크기, 컬러 변주를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너무 따뜻하면 금방 시들어버리니 서늘한 온도를 유지해 주시는 것이 좋아요. 줄기가 물에 쉽게 무르지는 않아요. 그래서인지 뿌리가 있는 구근식물은 수경재배 방식으로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Tip. 대체로 광택이 돌고 단단한 줄기는 물에 쉽게 무르지 않는 편이에요(: 장미, 수선화, 작약). 광택이 없고  털이  줄기는 물에 쉽게 무르는 편이니 화병에 물을 조금만 넣어 주세요(: 라넌큘러스, 거베라, 카네이션, 리시안셔스).


무스카리

다른 구근식물에 비해 크기가 작은 무스카리는 앙증맞은 포도송이 같은 푸른 꽃을 피웁니다. 드물게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진 흰색과 하늘색 무스카리가 시장에 나오기도 하는데 만나기 쉽지는 않아요. 코를 가까이 대고 맡으면 옅고 흐릿한 향을 느낄 수 있어요. 꽃대에 달린 아래쪽 꽃부터 맨 꼭대기까지 차츰 꽃이 피어나고 알뿌리 한 개에서 3-5개 정도의 꽃대가 올라옵니다. 절화 시장에서는 알뿌리가 제거되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는 알뿌리 보는 것을 좋아해서 분화로 된 수선화, 무스카리, 히야신스를 사서 뿌리에 붙은 흙을 털어 유리 화병에 담아 보는 것을 좋아해요.


무스카리도 다른 구근 꽃들처럼 개화기간이 짧은 편이에요. 꽃이 오래갈 수 있도록 온도를 서늘하게 유지시켜 주세요.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아직은 일교차가 심한 이른 봄에 땅을 뚫고 올라와 꽃을 피우는 아이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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