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 is more

h’245(tiny주방 & pub) by 익숙한 그집

by 최석원

‘Less is more’

20세기를 대표하는 어느 건축가의 말이지만

어느 분야에서건 대가들이 자주 인용하는 구절이기도 하다


건축, 예술, 요리, 디자인 관련 서적이나 콘텐츠를

접하게 되면 내용은

주로 잘 덜어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다.

(시대적 경향이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는 현재 '그 시대'에 살고 있다.)


큰 계획 없이 그때마다 필요에 따라

덕지덕지 붙여진 생각의 조각들을 보고 있자면

‘저런 건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일종의 오만함마저 들게 한다.


반대로 덜어내고 덜어내

군더더기 없이 본질만을 지닌 상태의 것을

바라보는 건 늘 기분 좋은 긴장감,

그곳에서 한 두 계단을 올라

도달한 경지에선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심지어 그 분야와 관계없는 사람이더라도

본능적으로 느낀다.

취향이나 개성 따윈 초월해버린 채


눈앞에서 마주하는 종묘

김훈 작가님의 작품들(그중에서도 흑산)

*영화 ‘멋진 하루’의 기나긴 하루를 대변하는

전도연의 마지막 미소

그리고 이곳의 셰프님과 요리


최소한의 것으로 최대한 많은 울림을 준다.

그런 결과물들을 내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Less is more는 이미 그들의 삶에 대한 태도이다.


방문하기도 전에 발에 차이는 게

맛집에 관한 정보 인지라

(90% 정도는 가짜로 판별 나지만)

처음엔 동태를 살피고자

식당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였다.


매일 업로드되는 식당 관련 소식에 곁들여진

셰프님의 일상은 참 군더더기가 없었다.

유유자적해 보이는 그 자체로 충만한 삶이랄까


그리스인 조르바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

꽃보다 남자의 윤지후가 언급한

‘하얀 천이랑 바다’만 있으면 되는 삶이다.


예약 후 방문하여 보니 요리 역시

그 모습과 닮아 있었다.

요리를 하시거나 메뉴를 설명해주시는 셰프님은

모든 게 있어야 할 것이

제대로 위치해 있는 모습이었다.

자신감, 겸손함, 유머, 친절함까지

불필요한 영역의 틈이 없었다.

모자라거나 넘치는 일 없이 세심하게 계량된 듯하다


힘을 빼고 툭툭 내어주시는 메뉴들은

보이진 않지만 수많은 고민과 조정 끝에

얻어진 나름의 단단함이 있었다.


핫한 삼각지 대로변

'h’245(tiny주방 & pub) by 익숙한 그집’이 적힌

하얀색 바탕에 무심한 폰트의 간판이

이곳의 철학을 대변한다.


힘을 빼고 툭툭

하지만 강렬하면서도 은은하게



*식당과 잘 어울리는

영화 멋진 하루 OST 푸디토리움 - 2:10 PM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