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방정식

SCOFF

by 최석원

맛볼수록 참 매력적인 빵집이다.

빵은 식사가 될 수 없다는 단호한 원칙주의자도

어쩌면 예외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나아가는 걸 보면


매력이 뭐라고 원칙까지 뒤흔들어 놓을 수 있을까

그곳은 적당히 까칠하고 적당히 끈적했다.


종종 마주 칠 수 있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게 당연한 듯한

멋진 미소를 보유한 이들의

그것 정도로는 설명이 충분치 않다.


본디 모두의 입맛에 맞는 강렬한 매력이란 없다.

주관에 의해 발견된 매력만이 유통기한 없이

오랜 시간에 걸쳐 끌림이라는 화학 작용을 유발한다

우리가 흔히 보편타당하게 일컫는 객관적인 '매력'은 실제 '매력'과는 꽤나 동떨어진 곳에 있고

어설프게 발사되는 싸구려 폭죽 마냥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한다.


돈이 무한히 많다거나 높은 콧대나

이목구비가 황금 비율을 지녔다는 사실만으로

그 시간이 매번 즐거울 수 있을까?


반례를 들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앞선 숫자들과는 별개로 매력적인 사람이고 이들이 오만에 차 있지 않을 확률 자체도 극히 드물다. (적어도 내 주변엔)



매력이란 각 성질을 주관적인 기준에 대입해 나오는 일종의 고차 방정식이다.(경우에 따라선 일차 방정식인 경우도 존재한다.)


남성성에서 비롯한 섹시함을 느낄 수도 있는 면이

누군가에겐 다소 무식하고 폭력적으로 느낄 수도 있고(이를테면 식당에서 종업원을 불러 주문하는 모습에서 조차)


바삭하고 촉촉하다고 생각한 다양한 매력을 가진 스콘의 단면이 너무 거칠고 부담스럽다는 얘길 듣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전 애인의 욕을 들은 것처럼 신경이 쓰인다.)


매력 값은 항상 은밀한 곳에서

이기적으로 각자의 방정식에 대입되고 도출된다.


방정식은 마음속에선

그 무엇보다 확고하고 단단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 누군가에게 전달하려는 순간엔

의미가 급격하게 시들어버리기도 한다.


이유를 각각의 홈에 맞춰 논리적으로 조립해보려고 해도 영 맞지 않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설명하기 힘든 무의식의 영역까지

방정식에 포함됐기 때문이리라



매번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이만한 곳이 있을까 했다.

그리고 당연히 모두가 1+1=2라는 동일한 답을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주관 방정식에 따라

호불호는 존재했다.

하지만 스스로 조차도 설명하기도 힘든 수식을

마주하자 오히려 내적 친분 감이 생겨났다.(모순적이지만 표현하기 어려운 지점 또는 관계에서 더욱 애틋함이 생기기도 한다.)


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서촌의 작은 빵집의 빵들은(특히 스콘) 좋은 향과 질감 그리고 고소한 맛 그 자체로 서촌과 내 방정식 모두에 존재한다.


* 그곳과 잘 어울리는 매력적인 곡입니다.

Johnson - Cinnamon Sug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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