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하하
눈앞의 광경이 멀어진다.
아니 초점이 맞지 않는 건지 흐릿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모르는 척하던 새 확 다가온 진심에 놀라 어린아이 마냥 그 장소를 뛰쳐나가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걸 수도
들었던 말들과 그와 동시에 펼쳐진
상대의 눈빛과 결연한 손의 모습을 바라보며
제 3자의 입장에서 유추해 보았다.
저 여자의 말은 무슨 의미일까
그 말을 토대로 앞선 남자는
어떤 식으로 행동했을까
그리고 저들은 무슨 관계였을까
남녀 관계란 것이 세부적인 디테일들은 다를지라도
큰 틀에서 바라보자면 단순하기 그지없기에
결과물을 통해 검산해보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사람에게 한정된 이야기일 뿐이다. 마음에 불이 붙어있는 사람과 그 주변에서 화재의 열기를 느끼는 사람 역시도 피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기란 쉽지 않다.
본질에 콩깍지가 덧씌여진다.
콩깍지는 상대방의 매력이나 스스로의 조급함,
운명의 상대일지도 모른다는 다소 순수한 희망에 따라 두께가 아주 두꺼워져 과대 포장돼 본질과 콩깍지가 따로 노는 경우도 발생한다.
반대로 너무 얇은 두께는
도통 본질 이상의 맛을 내지 못한다.
남자는 믿고 싶지 않은 마음에
노트를 넘기며 그간의 과정을 여러 번 확인해보지만
본인 스스로가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여
본질과 다소 떨어져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쌉싸름한 혀의 끝 맛을 다시며
고개를 떨궈 테이블 위,
접시에 놓인 가지 튀김을 보았다.
두꺼운 튀김옷으로 가지와 떨어져 있지도 않고
너무 얇아 가지 맛만 내지도 않는
‘아주 적절한 두께’의 가지 튀김을
*글과 잘 어울리는
Joji의 Glimpse of Us라는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