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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석원 Aug 15. 2022

초심자의 행운(Part 1.)

파스타 프레스카 & 화양연화

스스로 운이 좋은 편이라고 믿고 있다. 

사실 운이라는 것은 특정하기 어려운 분야들에서 하나의 경향성을 띌 때 쓸 수 있는 표현이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수집해 결론을 내보자는 얘기엔 덜컥 겁이 난다. 혹여 굳게 믿고 있던 생각이 무효 처리되거나 운이 나쁘면 실제 불운이라는 딱지를 받게 되면 그간의 행운들 역시 모두 실격처리될  있단 생각에 


실제 운이 좋은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 운이 좋다고 말하는  선반에 꽂혀있던 여러 기억  일부만을 기호에 맞춰 선택한다는 점에서 태도와 연결 지을  있다. 취향에 따라 재즈 LP판만을 실컷 뽑고 들은  나지막이 혼잣말로 "여긴  재즈가  어울리는 좋은 곳이구나하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만난 건 '실제적'으로 운이 좋았다. 그렇지 않고서는 도통 설명이 되지 않는 구석이 있다.


몬톡행 열차에 타게 만든 예외적 충동

영화 이터널 선샤인 속 규칙적인 삶을 살던 조엘은 출근 도중 알 수 없는 충동에 회사 반대 방향의 몬톡행 열차에 올랐다. 이를 '예외적 충동'이라고 말하고 싶다. 평소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충동이 내게도 발생했다. 성격상 여러 종류의 충동에 잘 대처하는 대비책이 있으나 비논리적인 끌림엔 대응할만한 방도가 없었다. 그녀 앞에서 여러 번의 레퍼런스 체크를 통해서야 안도하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어졌고 그저 보고 싶었다. 실제로


예외적 충동으로 마주한 그녀는 왠지 모를 편안함에 약간의 어색함을 가니쉬 삼아 권태로웠던 여정에 기분 좋은 긴장감을 더했다. 모두가 쉬이 수더분함으로 지나칠 수 있지만 내 경우엔 예외적 충동으로 이미 한 번의 특별함을 덧칠했기에 조리개를 찬찬히 조절하며  매력을 곱씹을 수 있었다.

 

현실에서 운명을 맞닥뜨린 낭만주의자가   있는 것이라곤 보고 듣고 느끼는 가능한 모든 것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어느  디즈니 같은 엔딩은 현실엔 없다는  증명이라도 하듯 운명이라고 믿었던  상대는 떠났다. 오히려 이런 결과는 마음속 한켠에 남아 영속적인 신화로 기록된다.


다른 경험들을 마주하는 순간에도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돌벽 앞에 서서 누가 들을까  손을 모아 마음을 고백한다.’ 평생 잊지 못할 거라고 그리고 처음이었기에 더욱 운이 좋았던  같다고



*글과 잘 어울리는 영화 화양연화의 장면 및 OS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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