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 쿼터제 (feat. 카츠 바이콘반)

믹스 카츠, 가라아게 & 한입 맥주

by 최석원

대체 돈까스랑 제육을 싫어하는 남자가 있을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회사를 거치며

익숙했던 것들을 부수거나 새로 짓는 재건축의 현장 속에서도

돈까스랑 제육은 참으로 끄떡없다.


술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돈까스랑 제육을 답으로 내놓으면

늘 최고의 답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수긍한다.

(심지어 전 날 같은 메뉴를 먹은 경우에도)


제육볶음의 경우 그 갈증이

급식 시스템을 통해 일부 해소되지만

돈까스는 그렇지 못하다.


돈까스 쿼터제를 충족 시켜야 하기에

부지런히 먹어야 한다.


사실 쿼터제의 존재는 모르고 있었다.

TVN의 '강식당'의 강호돈까스를 보고 인지하게 됐다.

비주얼적으로 과장된 돈까스 크기는

마치 본인이 뱀파이언 줄 몰랐던 이의 욕망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심할 땐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먹은 적이 있다.

(존재를 인지하고 난 이후엔 욕망이 더욱 선명해진다.)

매달 말, 월급을 받은 날이면 거룩한 종교 행사의 제사장처럼

한 달 간의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차근히 하지만 단호하게

돈까스를 썰어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진행한다.


돈까스라는 것은 크게 맛없기도 어려운 탓에

이곳저곳 모험하기도 좋다.

어지간히 운이 없지 않는 이상 서로 낯을 붉힐 상황도 없다.

서로 무언의 보험에 가입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카츠 바이 콘반’은 참 괜찮다.

성격상 가장 맛있다는 표현은 쉽게 못하겠지만

주기적으로 쿼터제를 준수해야 하는 입장에서

거리, 가격, 맛, 밥이 안 나오는 점까지 만족스러운 곳이다.

(유별날 수 있지만 목적지향적인 성격 탓에 쿼터제를 이행할 땐 밥을 입에 대지 않는다.)


어쩐지 갈 때마다 쿼터제 준수가 필요한 이들의 손에 이끌려온 듯한

미묘한 표정들 역시 눈에 밟힌다.


*돈까스와 잘 어울리는 Debarge의 I like it이라는 곡입니다.

이전 06화오피스 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