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셀라 도산공원점
이 대사에 이끌려 1년 반을 날렸다.
아름다움을 느끼고자 파트 타이머로 일하고 토플을 공부했다.
샤를 드골 공항 밖으로 나온 뒤의 절절한 파리 예찬을 적지는 않겠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낮은 전염성
우선 이미 주변 사람들에게 질릴 정도로(파리에 일부 관심이 있던 사람마저) 영업을 하한 결과 무용담 식의 예찬은 화자만이 고무되고 취할 뿐 주변으로 좀처럼 전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2. 허구성
파리라는 도시가 누군가에겐 로맨틱하고 아름다움의 지표 같은 도시이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에겐(어쩌면 절반보다 조금 더 많을지도) 냄새, 청결 상태 등을 이유로 이상의 허구를 일깨워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3. 설명하기 어려운 모호함
현실적으로는 ‘왜 그렇게 좋았어’라는 물음에 답하기 쉽지 않다.
스스로도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보려 했지만 결국 손에 쥐는 건 모두 그저 그런 답변뿐이었다.
‘분위기 / 그곳이 파리니까’
(예찬을 하면서도 책임감 없는 태도의 가이드인 자신이 애석하다.)
애초에 파리라는 산성 물질에 반응하는 감정 리트머스 지를 쥐고 태어난지도 모른다.(돌잡이에 리트머스 지를 잡지는 않았다 물론 상 위에 올라가지도 않았고)
사실 '미드 나잇 인 파리'를 접하기 전부터 몇 가지 전조는 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도산대로 45길 10-4에 위치한 파란 간판의 세시셀라였다.
에펠탑이 해가 떨어져야만 철물 구조물에서 금빛 낭만의 탑으로 변하듯
세시셀라는 저녁에 가야 한다.
어둠에 대비해 은은히 밝혀지는 조명과
채도에 맞춰 읊조려지는 샹송과 재즈는 파리의 환상을 연다.
(파리 반응 검사 지 보유 여부가 이 지점에서 갈린다.)
무엇보다 서울 속 파리의 ‘당근 케이크’은 *절대 맛있다.
*(딱히 비교군이 떠오르지도 않고 모두의 반응은 절대적으로 같았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분위기와 그곳이 세시셀라니까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Cecicela is the most beautiful in rain”
*글과 잘 어울리는 영화 Midnight in Paris의 Intro Scene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