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키스

송강민물장어

by 최석원

회사 또는 일과 관련한 생각을 하면

언제 놓였는지도 모르는 새에

무거운 돌이 가슴에 얹혀 있다.


그 무게는 딱 간신히 숨을 쉬며

출근길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만 무겁다.


돌은 매주 일요일 저녁을 먹기 전인

3-4 시쯤 내려와 평일 내 짓누르다

금요일 퇴근 시간에 맞춰 사라지길 반복한다.


각자의 상황 또는 업종에 따라

느끼는 무게나 기간의 차이는 다를 수 있다.


무게의 형태가

일에 대한 욕심에서 시작된

어떤 종류의 책임감이든

단순히 일없이 놀고먹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한 답답함이던

형태에 관계없이

일종의 압박감을 느끼는 건 모두가 동일하다.


그래서인지 이 압박감을 뚫고

설레거나 즐거움에 두둥실 떠있거나

감탄을 느끼긴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두꺼운 벽을 지나 도달한

생동감 있는 감정의 순간들은 더욱 귀하기도 하고

강렬하게 다가온다.


최종과 최최최종 끝에

고생했다는 말과 함께 컨펌받은 보고서


바쁘게 움직이던 눈의 움직임과

뇌의 상황판단 끝에 얻어낸

상사의 4개의 접힌 손가락과

그 사이 업적을 기념하는 동상 마냥

우뚝 솟은 엄지


그리고 회식으로 갔던

'송강'의 소금구이 장어



공과 사의 관계에서 온도 차가 확실한 탓인지

아니면 그만큼 매력적인 사람을

마주치지 못한 탓인지

(반대로 상대 역시 그렇게 느꼈겠지만)

회사로 인해 맞닥뜨린 관계에서

섹슈얼의 담장으로 넘어간 적은 없었다.


하지만 상상력으로 무한하게 쌓아 올린

사다리의 끝에 이르러

장어는 어쩌면 '오피스 키스’와

닮아 있을지 모른다는 지점에 도착했다.


다음 날에도

여전히 입가에 남아있는 텍스쳐에 대한 기억과

입 주위로 손을 대며 전 날의 일을 곰곰이 곱씹었다.

그 여운은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진 덕분인지

며칠 내 지속됐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감정의 강렬함이

좀처럼 흐를 것 같지 않던 회사와 관련된 상황에서

느꼈던 그날의 감정은 더욱 잊을 수 없었다.


회사가 끼는 순간 도통 맛을 잘 느끼지 못하던

회식 속 미각은 이 날 만큼은 달랐다.


하여튼 이곳의 소금구이는

너무 맛있어서 문제다.


*(대개 법인 카드로 계산되는 자리가 그렇듯 핸드폰을 꺼내 사진 찍기가 어려워 네이버에서 긁어온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 그곳의 장어를 먹고 떠오른

Daniel Caesar - Get You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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