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지 엔딩 (feat. 키보)

나폴리탄 스파게티, 야끼교자, 치킨 가라아게, 오사카식 야끼소바

by 최석원

영화를 보다 보면 엔딩이 중요하다.

오프닝이나 갈등이 기발하거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도 마무리가 부실하면 영 꺼림칙하다.

식사 후에 손을 씻지 않고 화장실을 나가는 요리사를 본 느낌이랄까

어떤 식으로든 운을 뗐으면 마무리만큼은 확실하게 지어야 한다.


물론 잘 끝 낸다는 것이 예상치 못한 반전을 심어놔야 하거나 모든 풀이 끝에 하나의 답으로 떨어지는 오차 없는 수학공식일 필요는 없다.

적어도 결말 이후 엔딩 크레디트를 맞이할 상대에게 잠시라도 앉아 곱씹을 수 있는 '여운'을 달라는 것이다.

영화로 이야기했지만 어쩌면 사람과 관련된 모든 것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삼각지에는 독특한 콘셉트이나 눈을 꾀는 화려한 메뉴들의 식당이 많다. 가끔은 메뉴나 식당 손님들 조차 너무 화려한 나머지 들어가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그래선지 매번 갈 때마다 오프닝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어떤 시작점에서 출발하든 기어코 삼각지의 키보로 끝이 난다.


키보의 여운은 별게 없다.

서서 먹거나

케첩 위에 케첩을 더한 나폴리탄 스파게티

부족한 점이 없는 야끼소바와 교자

그리고 기분이나 대화에 따라 생맥주나 하이볼 정도면


다음 날엔 오프닝과 클라이맥스의 디테일들은 휘발된 채 결말 이후 얻게 된 여운은 꽤나 좋은 것들로만 남아있다.


*'여운'에 어울리는 영화 멋진 하루의 엔딩 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