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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랑 Feb 28. 2017

200만 광년을 날아온 우주선

Andromeda nebula, 우리 은하계의 쌍둥이 이야기.

앞서 소설 <안드로메다 성운>에 대한 서평을 적어봤다. 이번에는 안드로메다 성운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고, 소설 속에 나오는 미지의 우주선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본다.


밀키웨이 갤럭시(Milky way galaxy)는 우리 은하계를 지칭하는 말이다. 밀키웨이는 여러 별자리처럼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잠든 헤라 여신에게 제우스가 갓 태어난 헤라클레스를 젖 물리자, 헤라가 놀라서 밀쳐내며 젖이 우주에 뿌려진 것이라 한다. 우리 은하계는 직경이 대략 10~18만 광년으로 추정이 된다. 사실 은하계의 크기에 대해서는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서 의견이 분분하다. 은하계 주변 물질의 거대한 구체인 헤일로까지 합치면 대략 30만 광년의 지름을 지니게 된다. 심지어 우리 은하계의 부속 성단이 30만 광년 바깥쪽에서 관측되기도 한다. 은하계 내에는 약 1천억~5천억 개의 항성(별)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추정치에 매우 큰 차이가 있는 것은, 도대체 어떤 크기와 밝기의 별까지 항성으로 쳐야 하느냐의 관점 차이에 기인한다. 과거에는 우리 태양과 비슷한 크기, 또는 더 큰 별만 항성으로 분류했었다. 우리 태양은 별 중에서 상위 20% 크기에 들어가는 큰 별이다. 그보다 작고 어두운 별도 지금은 항성 대접을 받는 추세이다. 그리고 은하계의 나이는 놀랍게도 132억 년 이상이다. 우주의 나이 138억 년과 거의 비슷하니, 우주 탄생 초기부터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

맑은 밤하늘을 보라. 거대한 은하수의 감동을 기억하는가?


우리 은하계에서 254만 광년 떨어진 곳에는, 은하계와 쌍둥이처럼 닮은꼴인 또 다른 나선형 은하가 있다.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목을 잘라 돌아가던 중에, 바닷가 암벽에 쇠사슬로 묶여서 바다 괴물의 제물이 될 처지였던 안드로메다 공주를 구해낸 이야기에서 유래된 안드로메다 은하(대성운이라고도 불린다.)이다. 카시오페이아 왕비의 미모 자랑질에 열 받은 포세이돈 신이 바다괴물을 풀어서 나라를 어지럽히자, 신탁에 따라 딸을 제물로 바쳤던 것이다.

암벽에 묶인 안드로메다, 폴 구스타브 도레 作 (1869)

안드로메다 은하는 육안으로 보이는 우주의 구조물 중에서 은하수 다음으로 가장 크다. 비록 어두워서 요즘엔 맨눈으로 관측하기 힘들지만, 맑은 곳에서는 희미하게 밤하늘 한구석을 장식하고 있는 성운같이 생긴 안드로메다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하늘에 떠있는 별구름(성운) 중에서 가장 컸기에 대성운이라 불렀지만, 훗날 그것이 성운이 아니라 은하라는 것이 밝혀졌기에 지금도 은하, 성운이란 표현이 공존하고 있다.

안드로메다는 매우 어둡기에 육안으로는 중심핵 부분만 희미하게 보인다. 만약 전체를 맨눈으로 볼 수 있다면 위 이미지와 같은 비율로 보일 것이다. 달 보다 여섯 배 더 크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직경이 무려 22만 광년이다. 우리 은하계보다 더 크다. 헤일로는 약 40만 광년에 걸쳐서 펼쳐져 있다. 우리 은하계의 크기와 모습은 그 속에 속해있는 지구에서 정확히 관측하기 어려워서 여러 간접적인 정보들로 추론하는 방법뿐이지만, 안드로메다 성운은 아예 정면에서 바라보이기에 비교적 직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안드로메다 성운의 크기로 추정하면 약 1조 개의 항성이 존재한다고 보인다. 우리 은하계에 비해 최소 두 배 이상, 많게는 열 배 큰 은하계다. 우주적 관점에서 안드로메다와 밀키웨이는 매우 근접하고 있으며, 약 70억 년 뒤에는 서로의 중력에 끌려서 완전히 합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덩치가 훨씬 큰 안드로메다에 우리 은하계가 흡수 합병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두 은하는 수십억 년에 걸쳐 서서히 합쳐지면서 모양이 계속 바뀌고, 결국에는 커다란 타원은하(나선팔이 없는, 여러 은하가 병합된 은하계의 일반적인 모습)로 변할 것이다.

30억 년 뒤, 지구가 그때까지 존재한다면 밤 하늘에 거대한 안드로메다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안드로메다 성운>의 말미에, 미지의 우주선에 대한 정체가 살짝 나오고 있다. 소설 속의 인류는 수십 광년 이내의 별들에 대한 간헐적인 탐사에도 힘겨워한다. 만약 그 우주선이 인류의 능력을 훨씬 넘어서서, 다른 은하계에서 왔다면? 우리 은하계와 가장 가까운 은하는 안드로메다 성운이다. 그리고 안드로메다의 영역 중에서 우리 은하계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출발한다 쳐도 광속 우주선으로는 200만 년이 걸리는 거리라고 소설에 나온다. 유기 생명체는 200만 년을 좁은 우주선에서 버틸 수가 없다. 설령 기계 생명체라고 해도 200만 년 동안 온전하게 작동하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과연 그 우주선은 인류의 과학상식을 뛰어넘는, 워프 드라이브나 차원 이동을 통해서 온 것일까?

소설 속 미지의 우주선에 대해서 해석도 분분하다. 저자에 대한 정치적 탄압의 와중에 온갖 해석이 덪붙여져서, 현실 비판과 미래의 이상향을 뜻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미지의 우주선은 인류가 우주에서 너무나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자학과, 더 넓은 세계로 가는 길라잡이를 상징하는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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