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아라 Sep 30. 2015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진 절대 결혼 허락 못함!

벨기에 클레망틴 공주의 결혼 이야기

벨기에의 레오폴 2세의 막내딸인 클레망틴 공주는 결혼 전 매우 불행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녀의 부모인  레오폴 2세와 마리 앙리에트 왕비는 서로 맞지 않는 사이라서 매우 불행한 관계였습니다.  둘 은사이가 너무 나빴으며 후계자를 얻기 위해 마지 못해 함께하고 있었을 뿐이었죠.  그리고 그 후계자는 어린 시절 사망합니다. 아들이 태어난 뒤로는 거의  함께하지 않았던 국왕 부부는 후계자 문제 때문에 마지 못해 함께했고 태어난 아이가 바로 딸인 클레망틴이었습니다. 이후 부부는 별거에 돌입했었죠. 이런 사정 때문에 클레망틴은 언니들보다 나이가 많이 어렸었습니다. 그리고 언니들이 10대 중반에 다 시집 갔을 무렵에도 어린아이였기에 어머니 곁에 남아야 했죠.


클레망틴


클레망틴의 어머니인 마리 앙리에트 왕비는 남편을 싫어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정이 없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싫은 남자의 아이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엄격하게만 굴 뿐이었죠. 심지어 왕비가 자신의 아이들보다 자신의 헝가리산 말들을 더 아낀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언니들이 다 떠난 상황에서도 클레망틴은 이런 어머니 곁에 있어야 했고 우울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클레망틴의 어머니는 남편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궁정을 떠나 은퇴해버립니다. 그 뒤로 클레망틴은 조금은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죠. 왜냐면 이제 그녀가 궁정에서 제일 높은 지위의 여성으로 궁정을 이끌어나가야 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도 좀 그런 것이 그녀의 아버지에게는 이미 악명 높은 정부였던 카롤린 라크루아가 있었으며 그녀의 아버지는 어린 정부에 빠져서 콩고에서 착취한 엄청난 재산을 어린 정부에게 다 줬고 그녀는 국왕의 아내처럼 살고 있었기에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클레망틴의 부모, 레오폴 2세와 마리 앙리에트 왕비


어쨌든 클레망틴은 이런 우울한 가정사에 겹쳐서 우울한 혼담사까지 있었습니다. 사실상 클레망틴은 벨기에의 다음 왕위 계승자가 될 예정이었던 사촌 보두앵과 결혼할 것이라 여겨졌었습니다. 둘은 나이대가 비슷했으며 클레망틴이 벨기에 국왕의 딸이었기에 추정왕위 계승자인 보두앵과 결혼하는 것은 괜찮은 일이었죠. 하지만 보두앵은 1891년 결투 뒤에 사망하게 됩니다.  이후 클레망틴은 다시 사랑에 빠지는데 이번에는 궁정 신하였던 인물이었죠. 왕족과 결혼해야 하는 클레망틴은 고작 남작지위밖에 안 되는 남자와는 결혼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클레망틴은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바로 나폴레옹 가문의 수장이었던 나폴레옹 빅토르였죠. 그는 18살에 가문의 수장이 되었으며 이 때문에 프랑스 법률에 의거해서 프랑스에서 추방당하게 됩니다. 그는 이후 벨기에에서 주로 머물렀었죠. 1888년 클레망틴은 그를 처음 만났는데 이때 이미 그에게 어느 정도 호감을 느꼈었던듯합니다. 훗날 언니들 중 한 명에게 그에게 반했었다고 고백했다고 합니다.


나폴레옹 빅토르


클레망틴은 우울한 가족생활과 가슴 아팠던 이전 연애사에서 벗어나게 해줄 멋진 왕자님을 찾았으며 그를 놓치지 않으려 했죠. 하지만 레오폴 2세는 이 결혼을 반대합니다. 아마도 이 결혼으로 인해 벨기에나 국왕 자신에게 득될것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일듯합니다. 클레망틴은 아버지가 시간이 지나면 마음을 바꿀 것이라 여겼었죠. 그래서 그냥 무작정 기다리기로 합니다. 그리고 클레망틴이 31살이 되던 1903년 아버지인 국왕에게 다시 한번 결혼 허락을 해달라고 하죠. 당시 31살의 나이는 이미 혼기를 놓칠 대로 놓친 나이였기에 일반적으로 이 정도 된다면 나쁜 조건이라도 딸을 결혼시키려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욱더 완고해져 갔던 레오폴 2세는 딸의 결혼 허락을 거부합니다. 결국 클레망틴은 아버지가 죽기 전에는 결혼 허락을 받을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알았으며, 결혼을 원한다면 아버지가 죽기만을 기다려야 했죠.


1909년 클레망틴의 아버지인 레오폴 2세가 사망하고 클레망틴의 사촌인 알베르 1세가 즉위합니다. 클레망틴은 새 국왕에게 다시 한번 자신의 결혼 승낙을 요청했고 알베르 1세는 기쁜 마음으로 사촌누나의 결혼을 승낙하죠. 클레망틴은 나폴레옹 빅토르와 1910년 38살의 나이에 결혼했었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둘 사이에는 아들 한 명과 딸이 한 명 태어나는데 아들인 루이 나폴레옹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보나파르트 가문의 수장이 됩니다.


그리고 이 클레망틴의 아들인 루이는 자신의 아들인 샤를과 사이가 나빴으며 결국 현재 보나파르트 가문 수장이 누군지 헷갈리게 만드는 유언장을 작성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나파르트 가문의 수장 쟁탈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