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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아라 Apr 11. 2016

그 이름은 안돼! 이 이름도 안돼!

조지 4세의 테클걸기

조지 3세는 많은 아들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아들들은 부모의 바램과 달리 하나같이 결혼에 대한 의무를 외면하려하거나 아니면 부인이랑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조지 3세가 늙어가던 시점에서 조지 3세의 손자 손녀가 거의 없던 상황은 왕위계승자에 대한 우려를 가중 시키는 것이었죠.


조지 3세의 장남이었던 웨일즈 공 조지는 가톨릭 교도인 피츠허버트 부인과 결혼했다는 소문까지 돌았었습니다.  이것은 심각한 스캔들로 사실이라면 웨일즈공의 왕위계승권은 박탈당할 위기였죠. 어쨌든 서둘러 신부감을 구했지만 그 부인이 바로 평생 치고받고 싸웠던 캐롤라인이었습니다. 어쨌든 둘 사이에 딸인 샬럿이 태어나면서 어느정도 왕위계승이 안정되는 듯했습니다만, 샬럿은 결혼후 후계자없이 사망했고 영국의 왕위계승 문제는 다시 골치아프게 됐습니다.


샬럿이 죽은뒤 미혼으로 지내던 샬럿의 숙부 몇명들은 서둘러 결혼했습니다. 의회에서는 정식결혼하지 않고 정부와 살고 있던 왕자들에게 연금을 미끼로 결혼을 독촉했으며, 자신과 후손들이 왕위계승자가 될 기회를 얻은 왕자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죠. 물론 정부와의 관계를 정리했는데 조지 3세의 셋째아들이었던 클라렌스 공작 윌리엄의 경우 오래도록 함께 살고 아이들도 있었던 배우 도로시 조던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유럽 왕가 출신의 여성과 결혼하기도 했었죠. 조지 3세의 넷째아들인 켄트 공작 에드워드 역시 이때 정부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결혼합니다.




켄트 공작 에드워드


어쨌든 결혼 직후 켄트 공작 부인은 아이를 임신했고 곧 딸이 태어납니다. 이 딸은 당시 중요한 왕위계승자가 될수도 있는 아이였었습니다. 이때문에 세례식때 아이의 이름을 지을때 신경을 쓰게 되죠. 켄트 공작부부는 아이의 이름을 네명의 대부모 이름과 아이 어머니의 이름을 더해서 지으려했었습니다.


아이의 대부모들은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1세, 켄트공작의 형이자 섭정이었던 웨일즈 공 조지(후에 조지 4세), 아이의 고모였던 프린세스 로열 샬럿 그리고 아이의 외할머니였던 작센-코부르크-잘펠트 공작부인 아우구스테였었습니다. 아마도 켄트 공작 부부가 생각했던 아이의 이름은 알렉산드린 조지아나 샬럿 아우구스타 빅토리아 쯤 될듯합니다. 순서는 달랐을수도 있지만요.


하지만 이 이름에 테클거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켄트 공작의 형이었던 웨일즈 공이었습니다. 당시 영국 왕실은 러시아 황실 가족들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여러가지 문제때문에 싫어했는데 이때문에 웨일즈 공은 자신의 이름이 러시아 황제 앞이나 뒤에 들어가는것을 원치 않았었죠. 또 살럿이라는 이름을 넣는것도 반대했는데 조지 3세의 왕비이자 아이의 할머니 이름이었지만 죽은 웨일즈공의 딸이름이기도 했습니다. 이때문에 샬럿이라는 이름을 넣는것도 거부했었죠. 그리고 외할머니의 이름이었던 아우구스타라는 이름을 넣는것도 반대했는데 이유는 "너무 거창해서"였다고 합니다.


조지 4세

웨일즈 공의 반대는 아이의 세례식때까지도 계속되었는데 대부였던 알렉산드르 1세의 이름을 따서 "알렉산드린"이라는 이름을 말한뒤 아이 부모가 생각한 이름 모두를 반대하고 결국 마지막으로 아이의 어머니 이름을 넣는것만 허락했다고 합니다.


결국 아이는 "알렉산드린 빅토리아"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게 됩니다. 왕가에서 빅토리아라는 이름은 흔하게 쓰이는 이름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가 백부인 윌리엄 4세의 뒤를 이어 영국의 군주가 되는 빅토리아 여왕이었죠.

빅토리아 여왕


이렇게 테클을 걸었지만, 훗날 빅토리아가 국왕인 백부를 잠시 만났을때 "매우 친절하셨다"라고 기억할정도로 다정하게 대해줬던듯합니다.


더하기

아마도 조지 4세가 조카의 이름에 대해서 테클을 건 것은 자신의 딸인 샬럿은 죽었는데 동생의 딸이 건강하게 태어난것에 대해서 질투심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웨일즈의 샬럿, 빅토리아 여왕의 외삼촌이었던 레오폴드와 결혼했었습니다만 영국 왕위를 잇기전 사망합니다.

그림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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