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15세의 외동딸인 로비사는 Queen이 되었나?
스웨덴의 칼 15세는 잘생긴 외모로 인해서 국민들에게 꽤나 인기가 있는 국왕 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잘생긴 외모로 많은 여자들을 유혹했고 잘생긴 국왕의 유혹에 넘어간 여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국왕 개인이 인기있었던것과는 달리 국왕의 정책들은 매우 인기가 없었다고도 알려져있습니다.
칼 15세는 아내인 로비사 왕비와 사이가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로비사 왕비는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고 알려져있는데, 아마도 아름답고 세련된 여성이 취향이었던 칼 15세의 기준에 로비사 왕비의 미모는 흡족하지 않았던듯합니다. 왕가의 체면때문에 결혼한 칼 15세는 아내에게 정이 없었습니다. 반면 로비사 왕비는 어떻게든 남편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그다지 소용이 없었습니다.
칼 15세는 아내와의 사이에서 두명의 아이를 얻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어려서 사망했고 결국 둘 사이에서는 딸만 한명 남게 됩니다. 국왕과 왕비 사이에서 더이상 아이가 태어날 가망성이 없게 되자 왕위계승에 대한 미묘한 기류가 흐르게 됩니다.
후계자가 없다면 칼 15세의 외동딸인 로비사가 스웨덴의 국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칼 15세에게는 동생인 오스카르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로비사가 아니라 오스카르를 왕위계승자로 여겼었습니다만 몇몇 사람들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아마도 그 중심에는 칼 15세가 있었을 것입니다.
아내와는 사이가 극도로 나빴지만, 아내와 완전히 붕어빵인 딸 로비사에 대해서 칼 15세는 아내와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합니다. 그는 딸을 너무나 사랑했고 딸이 뭘 하든 내버려 뒀다고 합니다. 이때문에 로비사 왕비가 딸이 버릇없이 클까봐 걱정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국왕 스스로도 딸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딸의 행동은 아버지의 눈에 뭐든 좋았으며 딸에게 행복한 가족생활을 영위해주기 위해 아내와 잘 지내려고 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이런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하지만 눈에 넣으면 아프겠죠)을 위해 칼 15세는 진지하게 딸에게 왕위를 물려줄것을 고려했을 것입니다.
사실 스웨덴은 "여성의 왕위계승"을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여왕이 있었죠. 그녀는 스스로의 권리로 국왕이 되었으며, 이때 스웨덴 의회는 "가톨릭의 상속"을 배제했을뿐, "여성의 상속"은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통은 후에 울리카 엘레오노라가 여왕이 될수 있게 했었습니다. 울리카 엘레오노라의 경우 가문의 남성 상속 후보자(물론 언니의 아들이라 역시 모계였긴 하지만말입니다.)를 제치고 여왕이 되었기에 의회가 승인한다면 로비사가 여왕이 될수도 있는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로비사는 스웨덴의 여왕은 될수 없었습니다. 왜냐면 노르웨이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칼 13세때 스웨덴에 합병된 노르웨이는 스웨덴에서 독립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노르웨이 측에서는 빌미가 없었기에 독립을 할수 없었는데 만약 로비사가 여왕이 된다면, 여성의 영지 상속을 배제하던 '살리카 법'을 따르던 노르웨이는 스웨덴에서 떨어져 나가 다른 군주를 맞이하려 할것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로비사의 숙부인 오스카르 왕자에게서 아들이 태어나면서 끝나게 됩니다. 오스카르 왕자는 아들만 넷을 뒀고 다음 왕위는 오스카르와 그의 후손들에게 이어지게 됩니다.
더하기
스웨덴의 Queen은 될수 없었지만, 로비사는 덴마크의 왕위계승자와 결혼해서 덴마크의 Queen이 됩니다. 로비사는 외동딸이었기에 물려받을 재산이 많았고, 스웨덴의 공주였기에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여성이었습니다. 당시 북유럽쪽에는 범스칸디나비아 연합의 기류가 흐르고 있었기에 정치적으로 덴마크와 스웨덴의 통혼은 환영받는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덴마크 왕가는 재산이 많이 부족했는데, 물려받을 재산이 많은 로비사와의 결혼은 왕가의 입장에서도 좋은 것이었죠. 하지만 로비사의 시어머니인 루이세 왕비는 엄격한 스웨덴 궁정에서 형제 자매없이 자란 로비사에 대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덴마크 왕가는 가벼운 분위기에 가족간의 유대를 중요시했는데 로비사는 어울리지 않다는 것이었죠.
어쨌든 로비사는 덴마크 왕위계승자와 결혼했고, 덴마크의 왕비가 됩니다. 더 재미난 것은 노르웨이는 결국 스웨덴에서 독립을 했고 첫번째 국왕으로 로비사의 아들인 칼을 받아들입니다. 칼은 노르웨이로 가면서 "호콘"이라는 노르웨이에 익숙한 왕며으로 바꿨으며, 그가 현 노르웨이 국왕의 할아버지인 "호콘 7세"입니다.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