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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아라 Sep 26. 2016

왕비가 사내아이를 들여온..것이 아니구나!

에스파냐의 알폰소 13세와 그의 어머니 마리아 크리스티나 왕비

19세기 이후 에스파냐의 역사는 매우 복잡하게 돌아갑니다. 특히 이사벨 2세의 즉위는 20세기까지 이어지는 에스파냐 내전의 시초가 되는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이사벨 2세는 강제로 퇴위당했고 왕가는 프랑스로 망명해야했습니다. 이동안 에스파냐는 다른 군주를 맞아들였다가 그를 다시 퇴위시키고 공화국이 되었다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에스파냐 의회는 다시 이사벨 2세의 장남이었던 알폰소를 국왕으로 맞기로 합니다. 국왕 알폰소 12세로 즉위한 이사벨 2세의 장남은 즉위 당시 미혼이었으며 결혼문제가 대두됩니다.


에스파냐의 알폰소 12세


그리고 모든이의 반대를 물리치고 사촌이었던 마리아 데 라스 메르세데스와 결혼하면서 "왕자님과 공주님은 행복했습니다"라는 이야기로 끝맺을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공주님들처럼 병약했던 마리아 데 라스 메르세데스는 결혼 얼마뒤 사망했으며 알폰소 12세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슬픔에 빠져야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알폰소 12세는 국왕이었으며 그에게는 결혼해서 후계자를 얻어야하는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후보들을 찾아헤멘끝에 합스부르크 가문의 분가였던 테센 공작가문 출신인 마리아 크리스티나와 결혼하기로 결정합니다. 이 결혼은 전형적인 정략결혼으로 알폰소 12세는 후계자를 위해 자신의 지위에 맞는 여성을 찾아서 의무로 결혼한 것이었으며, 마리아 크리스티나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알폰소 12세와 마리아 크리스티나 왕비


알폰소 12세는 아들을 간절히 바랬습니다만, 마리아 크리스티나와의 사이에서 두명의 딸이 태어나게 됩니다. 당시 에스파냐 상황에서는 아들이 필요했는데, 사실 이 문제는 이사벨 2세의 즉위때 까지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이사벨 2세의 아버지인 페르난도 7세는 딸만 둘이 태어나자 남성에게 먼저 상속권을 부여하던 방식을 바꿔서 여성후계자라도 먼저 상속받을수 있게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원래는 프랑스 식으로 국왕에게 딸이 있지만 아들이 없으면 왕위가 동생에게 돌아가게 되어있었는데 그걸 영국식으로 국왕에게 딸이 있다면 일단 그 딸이 우선적으로 상속을 받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당연히 다음 계승자였던 몰리나 백작 카를로스가 크게 반발했고 이것은 에스파냐의 복잡한 정치상황과 맞물려 내전으로 발전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또 여성 왕위계승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려한다면 카를리스트(몰리나 백작과 그 후손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다시 명분을 얻을수 있는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1885년 알폰소 12세는 지병이 악화되어서 사망하게 됩니다. 이때 그의 아내인 마리아 크리스티나는 임신중이었죠. 법률대로라면 알폰소 12세가 사망한 직후 알폰소 12세의 왕위는 그의 장녀인 인판타 메르세데스에게 돌아가야했습니다만, 왕비가 임신중인 아이가 아들일 경우 상황이 복잡해질수 있었습니다. 결국 에스파냐 의회는 아이가 태어날동안 임시로 왕위를 비워둔 상태로 두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의 어머니로써 마리아 크리스티나를 섭정으로 임명합니다.


죽어가는 남편 알폰소 12세의 곁에 있는 마리아 크리스티나 왕비와 두 딸들
남편이 죽은 뒤 섭정으로 선서를 하는 마리아 크리스티나 왕비


아이가 태어나기전, 어쩌면 왕비가 사내아이를 몰래 데려올것이라는 소리가 나오게 됩니다. 왜냐면 명분이 필요했던 사람들 측에서는 왕비가 딸을 낳기만을 바랬을 것이며, 설령 아들이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데려온 아이라고 주장하면서 명분을 쌓을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1886년 5월, 마리아 크리스티나는 알폰소 12세의 유복자를 낳게 됩니다. 그 아이는 아들이었으며 아버지를 기념해서 "알폰소"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당연 정적들은 왕비가 사내아이를 데려왔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퍼져 나가지 않았습니다.


왜냐구요 태어난 아들이 왕비를 닮아도 너무 닮아서 아무도 왕비의 아이가 아니라고 의심할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아들 알폰소 13세와 있는 마리아 크리스티나 왕비
세 아이들과 함께 있는 마리아 크리스티나 왕비

그림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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