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헨델의 오페라 "줄리오 체사레"는 1724년 런던에서 초연된 오페라로 당대에 매우 인기있었던 작품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은 내전을 거쳐서 폼페이우스를 쫓아 이집트에 갔다가 클레오파트라와 사랑에 빠지는 가이사르의 이야기를 담은것입니다.
이 오페라에서 주연은 단연 체사레와 클레오파트라로 둘의 사랑이 어떻게 결실을 맺는지 나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서브 주인공들인 세스토와 코르넬리아의 이야기는 좀 다릅니다.
코르넬리아는 폼페이우스의 아내였고 세스토는 폼페이우스의 아들입니다. 둘은 극 초반 폼페이우스가 살해당하고 그의 목이 체사레에게 선물로 보내지는것을 목격하죠. 이것을 본 둘은 복수를 맹세하게 됩니다. 오페라에서 주연인 체사레와 클레오파트라는 매우 감정변화가 심합니다. 당당한 승자로 이집트에 들어왔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사랑을 느끼기도 하고 군대를 잃고 절망에 빠졌었던 체사레나 체사레를 이용하기 위해 접근했다가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클레오파트라와는 달리 코르넬리아와 세스토는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복수"를 외치게 됩니다.
극에서 나타난 세스토의 아리아는 오페라에서 세스토가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대로 다루고 있습니다.
세스토는 처음에 승자인 체사레에게 승리를 축하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위대한 아버지 폼페이우스의 아래에서 있는 연약한 소년의 모습으로 나타난것이죠. 그리고 그는 아버지가 죽임을 당해서 그 목이 선물로 온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으며 그 충격으로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아버지의 복수를 처음으로 다짐하죠.
이런 상황은 세스토의 첫번째 아리아인 Svegliatevi nel core에서 잘 나타납니다. 이 아리아는 혼란스러운 세스토의 심정을 묘사하고 있는데, 헨델은 영웅적 모습이나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행위를 묘사할때 빠르고 경쾌한 아리아를 좌절감이나 상실감을 묘사할때 주로 느린 아리아를 부르게하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세스토의 첫번째 아리아는 바로 이런 두감정을 동시에 담음으로써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체사레는 폼페이우스의 복수를 다짐하고 그의 장례를 치루게 됩니다. 하지만 체사레의 복수와 세스토의 복수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죠. 아버지의 장례가 끝난뒤 세스토는 좌절하는 어머니 코르넬리아에게 아버지의 복수를 자신이 하겠다고 맹세를 합니다. 이때 나오는 아리아는 Cara speme, questo core입니다. 이 아리아는 복수를 외치는 아리아이지만 매우 조용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흐르게 됩니다. 아마도 헨델이 이런 선율을 택한것은 세스토가 처음의 혼란을 딛고 아버지의 장례식을 통해서 이제 진짜 아버지의 죽음을 인식한것이라고 볼수 있을듯합니다. 아버지의 장례식이후 커다란 나무같았던 아버지의 죽음을 인식하고 그 슬픔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세스토가 부르는 아리아인것이죠.
하지만 세스토는 코르넬리아와 톨로메오를 죽이려 왕궁에 잠입했다가 붙잡히게 됩니다. 자신에게 반한 아칠라에게 아들인 세스토를 풀어주겠다면 남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둘은 이별의 슬픔을 느끼면서 이중창을 부르죠. 여기서 세스토는 어머니를 아버지의 원수의 손에 남겨두고 떠나야하는 슬픔을 노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