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의 딸, 매국노의 아내(1)

레오노라 크리스티나 크리스티안스다테르의 삶

레오노라 크리스티나 크리스티안스다테르,덴마크 국왕의 딸, 울펠츠 백작부인

레오노라 크리스티나는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4세와 키어스텐 문크의 살아남은 자녀 중 셋째 딸로 태어났습니다. 키어스텐 문크는 크리스티안 4세의 두 번째 부인으로 귀족 출신이었기에 아마도 "귀천상혼"형태로 결혼을 인정받았던듯합니다. 레오노라는 다른 자매들처럼 외할머니의 손에 컸습니다만, 여섯 살 때 코펜하겐으로 왔으며 이후 부모와 함께 살게 됩니다. 이 때문에 그녀는 어린 시절 이복오빠인 프레데릭 3세를 매우 잘 알았으며 친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레오노라 크리스티나는 아버지가 예뻐한 딸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 사실 크리스티안 4세가 가장 예뻐한 딸은 레오노라의 언니인 안나 크리스티 나였습니다만, 안나 크리스티나는 일찍 사망했고 안나 크리스티나의 빈자리를 레오노라가 대신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레오노라는 음악과 예술에 재능이 있었으며 이것은 아버지를 기쁘게 했었다고 합니다. 어머니인 키어스텐이 간통으로 인해서 유폐당했을 무렵에도 레오노라는 아버지의 사랑을 그대로 받았다고 합니다.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4세, 레오노라의 아버지

크리스티안 4세는 자신의 귀천상혼 한 자녀들을 덴마크 유력자들과 결혼시켰었습니다. 레오노라 역시 덴마크 귀족이자 유력 정치가였던 코르피츠 울펠트 백작과 결혼합니다. 레오노라가 아홉 살 때 그와 약혼했으며, 열다섯 살 때인 1636년 38살의 백작과 결혼했죠. 이 결혼은 사실상 정략결혼으로 크리스티안 4세는 유력 신하들이 왕가에 협력하게 하기 위해서 딸들을 결혼시킨 것이었습니다. 당시 덴마크는 부자 간의 왕위 계승을 하고 있긴 했지만 공식적으로는 의회가 국왕을 선출하는 형태였습니다. 이 때문에 유력 귀족들의 반발은 왕가의 존속에 지장을 줄 수 있었기에 왕가와 유력 신하들간의 우호를 위해 딸들을 결혼시킨 것이었죠. 하지만 이 상황은 후에 그가 원했었던 것과 정반대 방향으로 흐르게 됩니다. 레오노라와 울펠트 백작은 모두 열다섯 명의 아이를 낳았으며 일곱 명의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레오노라는 울펠트 백작과 결혼해서 울펠트 백작부인이 됩니다. 그리고 울펠트 백작은 국왕의 총신이자 권력자로 성장하게 되죠. 1640년대 궁정에는 왕비가 없었으며 울펠트 백작은 권력의 핵심 인물이었기에 결국 국왕의 딸이자 권력자의 아내였던 레오노라는 궁정에서 왕비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남편 울펠트 백작과 함께 있는 레오노라

하지만 아버지인 크리스티안 4세가 사망하고 이복오빠인 프레데릭 3세가 즉위하면서 레오노라와 그녀의 남편은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실 프레데릭 3세의 형인 크리스티안이 왕위 계승자였으나, 크리스티안 4세보다 미리 죽었습니다. 이 때문에 프레데릭이 형의 뒤를 이어 왕위 계승자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했는데, 크리스티안 4세가 죽기 전까지 그 절차를 끝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국왕은 의회에 반 정도밖에 승인받지 못했고 권력은 귀족 들손에 넘어가게 됩니다. 그 중심에 울펠트 백작이 있었죠. 프레데릭 3세는 매제가 너무 광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서 그의 지위를 뺏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프레데릭 3세의 아내인 브라운슈바이크-뤼네부르크의 조피 아말리는 시아버지가 살아있었을 때 궁정을 이끌어나갔던 레오노라의 지위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았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결국 프레데릭 3세 부부와 레오노라 부부가 불화를 빚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울펠트 백작 부부가 국왕을 독살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울펠트 백작 부부는 위기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 혐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 울펠트 백작 부부는 덴마크에 머무는 것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꼈으며 결국 덴마크를 떠나기로 합니다.

프레데릭 3세와 소피아 아말리아 왕비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