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아트리스 공주! 시댁에 불을 내다
빈대 잡다 초가 삼간 태운다 라는 속담이 있지만 유럽에서는 모기 쫓다가 성을 태운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빅토리아 여왕의 막내딸이었던 베아트리스 공주였습니다.
베아트리스 공주는 어린시절부터 결혼후까지 어머니와 거의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베아트리스가 비록 결혼해서까지 어머니 곁에 머물렀으며, 남편은 처가살이를 해야했지만 당대 여성들처럼 시댁에도 가봐야했었습니다. 물론 여왕은 딸이 떠나는 것을 싫어했지만, 영영 시댁에서 사는것도 아니기에 허락해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1892년의 어느 여름날도 그런 특별한 경우였습니다. 베아트리스 공주는 남편인 하인리히와 함께 시댁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베아트리스 공주의 시댁인 바텐베르크 가문 사람들은 헤센 대공령의 중심도시인 다름슈타트 인근에 있는 하일리겐베르크 성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베아트리스 공주 가족은 공주의 동서이자 조카였던 헤센의 빅토리아 가족과 함께 이곳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베아트리스 공주는 한밤중에 모기가 엄청나게 많은것을 발견하고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그리고 공주는 하녀에게 초를 가지고 오게 해서 하녀와 함께 직접 모기를 쫓았습니다. 모기들은 커텐 근처에 많이 있었으며 공주는 초를 이 모기들에게 들이댔는데 결과는 초에서 커튼으로 불이 옮겨 붙은 것입니다. 순식간에 공주의 방은 물론 근처까지 불길에 휩쌓였으며 성안에 있던 사람들은 어쩔줄을 몰라했었습니다. 다행히 서둘러 사람들이 대피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새벽 5시가 되어서 소방대가 도착한 후에야 화재가 진압되었습니다. 그리고 성안에서 대피한 사람들은 물론 불구경을 하러 온 인근 지역 사람들까지 성은 혼란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베아트리스 공주는 잠옷차림으로 있다가 간신히 빠져나왔기에 화재가 진압된 후에도 시어머니의 외투만을 겨우 입고 있었습니다. 불이 베아트리스 공주의 방에서 시작되었기에 공주의 피해가 제일 컸는데 공주의 보석들은 갈라지거나 조각나버렸고, 가지고 온 옷들은 모두 불타버렸습니다. 이런 곤궁함의 최고는 공주가 보험 사정인에게 어떻게 불이 났는지 설명해야만 했을 때였을 것입니다.
물론 공주가 불을 내긴 했지만 뭐 적당히 이 일이 잘 해결된듯합니다. 이 일때문에 공주가 시댁이랑 사이가 나빠졌다는 이야기가 없으니까요. 또 공주의 어머니는 영국의 여왕으로 매우 부유한 사람이었기에 공주의 잘못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다 변상해줬을 것입니다.
더하기
이때 공주의 아들인 바텐베르크의 알렉산더(드리노)는 소방관(fireman)이라는 단어를 듣고 그가 불을 끄는 사람이 아니라 불을 일으키는 도깨비쯤으로 여겼었다고 합니다.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
자료출처
Alice : Princess Andrew of Greece (H.Vick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