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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아라 Aug 04. 2017

누구맘대로 결혼해! 절대 허락안해!(2)

가벼운 역사이야기 : 조지 3세의  왕실 결혼 법령 제정 이야기

영국의 조지 3세



동생인 컴벌랜드 공작의 결혼 문제때문에 골치 아팠던 조지 3세는 결혼 법령을 제정해서 의회에 통과시켜서 동생의 결혼을 무효로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컴벌랜드 공작의 결혼을 무효로 하기도 전에 또 다른 동생의 비밀 결혼 이야기를 듣고 열받게 된다. 


글로스터 공작 윌리엄은 조지 3세의 두번째 동생이었다. 그는 23살이던 1766년 한 여성과 비밀 결혼을 했다. 그녀는 그보다 7살이나 많았던 애가 셋딸린 과부였던 발트그레이브 백작부인이었다. 조지 3세가 동생이 오래전 이미 발트그레이브 백작부인과 비밀결혼을 했다는 사실에 엄청나게 화를 냈는데, 조지 3세가 격노한 이유는 발트그레이브 백작부인이 동생보다 훨씬 나이가 많다거나 애가 있는 과부라는 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발트그레이브 백작부인은 당대 관념으로는 도저히 왕자와 결혼할만한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글로스터 공작 윌리엄



발트그레이브 백작부인은 원래 마리아 월폴 이라는 이름의 여성이었다. 조지 1세와 조지 2세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고 있다면 "월폴"이라는 이름 역시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마리아 월폴의 할아버지는 바로 로버트 월폴로 조지 1세와 조지 2세 시절에 수상을 역임한 정치가였다. 로버트 월폴의 아들로 역시 정치가였던 에드워드 월폴이었다. 영국의 첫 수상을 지낸 로버트 월폴의 손녀였으며 아버지 역시 정치가였던 마리아 월폴이었지만 그녀는 단지 "사생아"였었다. 그녀의 어머니인 도로시 클레멘트는 가난한 집안의 출신으로 가게에서 바느질을 하던 여성이었으며, 후에는 로버트 월폴의 아내의 하녀로 일했다고도 한다. 어쨌든 도로시 클레멘트는 매우 아름다웠으며 에드워드 월폴은 도로시에게 반했고 둘은 살림을 차렸다. 비록 둘은 같이 살면서 아이들을 넷이상 낳았지만, 에드워드 월폴은 도로시와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았고 아이들은 모두 사생아였다. 그리고 마리아 월폴은 이 에드워드 월폴과 도로시 클레멘트의 둘째딸이었다.


에드워드 월폴의 네 자녀들



마리아는 사생아였기에 사회적 신분이 낮았지만,아름다웠으며 또 친가가 월폴 가문이었기에 그녀의 처지에 비해 매우 좋은 신랑감으로 여겨졌던 발트그레이브 백작과 결혼하게 된다. 물론 발트그레이브 백작은 마리아 월폴보다 21살이나 많았지만, 어쨌든 마리아와의 결혼이 초혼이었으며 발트그레이브 백작 지위를 가진 남자와 결혼하는 것은 마리아에게 사회적으로 매우 유리한 결혼이었다. 마리아는 사생아 신분에서 바로 발트그레이브 백작부인이 된것이기 때문이었다.


마리아 월폴




당연히 조지 3세는 사생아 출신의 여성이 왕가의 일원이 된다는 것을 용납할수가 없었다. 독일쪽 관점에서 본다면 있을수도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지 3세는 컴벌랜드 공작의 결혼만 알고 있었지만 화가나 법률을 제정하자 몰래 결혼했던 글로스터 공작 의 결혼까지 알게 된 것이었다. 


어쨌든 조지 3세는 법령을 통과시켜서 두 동생의 결혼을 모두 무효화 시키려했다. 하지만 의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법령은 1772년에 통과되었으며, 조지 3세의 두 동생들은 법령 통과 이전에 결혼했기에 둘의 결혼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둘의 아내 역시 적법한 아내라고 판단했다.


조지 3세는 이에 대해서 화를 냈지만 이미 의회의 판단까지 나온 마당에 공식적으로 두 제수를 인정할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국왕은 절대 두 여성을 왕가의 일원으로 인정하지 않았는데 둘 모두의 궁정출입을 금지하므로써 법률적으로는 어쩔수 없지만, 자신은 그녀들을 왕가의 일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조지 3세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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