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역사 이야기... 열한번째
마리 보나파르트는 보나파르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보나파르트 가문 사람이었습니다. 마리의 증조할아버지가 바로 나폴레옹의 동생인 뤼시엥 보나파르트였습니다. 뤼시엥은 유럽 왕족과 결혼시키려는 형의 의도를 무시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버렸고 그 결과 그는 아내와 함께 추방당했었야 했습니다.
뤼시엥의 자녀들은 똑똑했던 아버지처럼 대부분 학자 기질이 다분했었습니다만, 마리 보나파르트의 할아버지인 피에르 보나파르트는 좀 달랐다고 합니다. 그는 야망을 가지고 있었고 이일 저 일을 전전했었으며 불같은 성미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에 뤼시엥과 그의 아내는 피에르를 없는 자식 취급했으며, 사촌이었던 나폴레옹 3세는 피에르 때문에 골치 아파했다고 합니다. 피에르는 귀족 계급의 여성이 아니라 노동자 계급의 여성인 엘레오노르 쥐스틴 블랑과 결혼했었습니다. 엘레오노르는 견디기 힘든 남편을 오래도록 견디며 살았는데 이유는 오직 아이들을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지위를 인정받게 되자 아이들과 함께 남편을 떠나버리죠.
마리의 아버지인 롤랑 보나파르트는 할아버지처럼 학자 기질이 다분한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처럼 야심을 가진 인물이기도 했었죠. 그는 잘생긴 외모였고 이 때문에 여동생의 친구였던 마리 블랑크가 그에게 반해서 결혼했다고 합니다. 마리 블랑크는 엄청난 부잣집 딸로 그녀의 아버지인 프랑수아 블랑크는 몬테카를로에 카지노를 가지고 있었으며 또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던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롤랑은 아버지와 비슷한 성향이었고 마리 블랑크는 짧은 불행한 결혼생활 끝에 마리 보나파르트를 낳고 사망합니다.
상속녀가 된 마리 보나파르트는 친할머니와 외가 사람들 사이에서 양육권 분쟁에 휘말리게 됩니다. 어머니로부터 상속받은 돈은 마리의 돈이었기에 엘레오노르는 손녀를 뺏기지 않으려고 했죠. 게다가 마리의 아버지 롤랑은 자신의 딸에게 매우 정이 없던 인물이었습니다. 이런 불행한 상황에서 성장한 마리 보나파르트는 자신의 정신상태에 대해서 매우 궁금해했으며 결국 프로이트의 제자가 되어서 정신분석학자가 됩니다. 후에 2차 대전 때 프로이트를 영국으로 망명하도록 도와준 인물이 바로 이 마리 보나파르트였죠.
마리 보나파르트는 엄청난 재산을 가진 상속녀였으며 이 때문에 그리스의 국왕 게오르기오스 1세의 둘째 아들인 게오르기오스 왕자와 결혼합니다. 뭐 둘의 결혼은 불행했지만 마리는 이런 불행한 결혼생활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고 정신분석학자라는 자신의 직업과 자신을 사랑해줄 다른 남자를 찾게 됩니다.
파리에서 마리 보나파르트는 정신과 의사로 개업을 하게 됩니다. 마리의 남편인 게오르기오스 왕자는 비록 프로이트를 존경하긴 했지만 아내가 일하는 것에는 매우 부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앞의 이야기가 너무 길었죠. 이게 마리 보나파르트에 대해서 배경지식이 필요해서 말입니다.
이제 마리에 얽힌 이야기를 해야겠죠.
파리에서 개업 중이었던 마리 보나파르트는 자주 볼로뉴 숲을 산책하고는 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당시 볼로뉴 숲에서는 우리나라로 치면 "바바리맨"같은 인물이 많았었던 듯합니다. 이 때문에 그리스 왕가에서는 마리가 볼로뉴숲을 산책하는 것에 대해 걱정했다고 합니다. 왜냐고요 마리가 어느 날 볼로뉴숲을 산책하다가 이 바바리맨을 한번 맞닥들였기 때문이었죠.
어느 날 볼로뉴 숲에서 마리는 한 바바리 맨을 만나게 됩니다. 보나파르트 가문 사람이며 그리스 국왕의 며느리였던 마리 보나파르트 이 변태를 만나자 당시 평범한 다른 여성과는 좀 다른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면허증을 보여주었고, 정신 분석과 상담을 해주겠다면서 도망가는 그 바바리맨을 뒤쫓아갔다고 합니다.
뭐 요즘으로 치면 여고생이 바바리맨을 만났는데 보고 폰으로 찍어서 게시판에 올리겠다고 따라가는 정도랄까요
그리스 왕가에서는 곤혹스러운 일을 당할 바바리맨을 걱정해서 마리의 산책을 말렸대나 어쩐대나...
사진출처
위키 피디어